서민 한끼 식사도 부담스러워
서울에서 김밥 한 줄이 3,700원, 칼국수 한 그릇이 9,846원. 이 숫자는 단순한 메뉴판 가격이 아니라 지난 1년간 외식 물가가 얼마나 치솟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서울 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김밥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7% 올라 3,700원에 이르렀습니다. 칼국수도 4.9% 상승해 1만 원 돌파를 눈앞에 뒀고, 김치찌개 백반(4.7%), 삼계탕(4.2%), 삼겹살(200g 기준, 3.9%) 등 서민들이 자주 찾는 메뉴들이 3~5%대의 인상을 기록했습니다. 한 끼 때우기도 점점 더 겁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인건비·환율이 물가에 직격탄
이 같은 외식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그리고 원·달러 환율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은 식당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환율 상승은 수입 식자재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이 더해지면서 영업비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업주들은 이를 메뉴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외식뿐만 아니라 세탁비(12.2% 상승, 10,615원), 남자 커트(4.3%), 여자 커트(3.7%), 숙박비(3.8%) 등 개인 서비스 요금도 함께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엔 특별 메뉴로 2~3배 뛰어
연말연초 대목을 맞아 일부 식당들은 이른바 '특별 메뉴'를 내세워 가격을 23배 가까이 올리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서울 강남구, 용산구, 마포구 인기 레스토랑 73곳을 조사한 결과 56%가 평소 메뉴 대신 가격을 크게 올린 특별 메뉴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용산구의 한 양식당은 평소 9만 원짜리 코스 요리를 25만 원에 판매하는 등, 기존 코스에 음식 12가지와 와인을 추가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폭이 지나치게 큰 사례가 있었습니다. 업주들은 고물가와 고환율, 연말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들지만, 소비자들은 "차라리 집에 있을란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외식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건수는 2021년 153건에서 올해(1~11월) 362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과도한 가격 인상과 서비스 불만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민들의 식탁을 위협하는 물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인건비와 환율 등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소비자들은 외식 빈도를 줄이고 집에서 식사하는 등 소비 행태를 바꾸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외식업계도 새로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