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데이터부터 공장까지, AI로 물든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전사적 AI 전환의 성과를 한데 모아 공개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경영진을 대상으로 '바이브 코딩' 교육까지 직접 제안하며 조직 전체의 기술 수용성을 높이려는 의지를 보였는데요.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제조업의 근간을 AI로 재설계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사실 현대차그룹의 AI 혁신은 상당히 구체적인 성과들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충돌 안전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한 결과, 과거 시험 자료를 찾아보는 시간이 기존 대비 약 90% 줄었습니다. 생산 공장에는 AI 이미지 인식 기술로 차량 번호를 자동 판독하는 시스템이 전 세계 70개 거점에서 가동 중인데, 이를 통해 연간 52억 원이 넘는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챗 프로'는 현대차·기아 일반 및 연구직의 약 80%에 해당하는 3만 명이 넘는 임직원이 사용하고 있죠.
"코딩 배우는 경영진"…기술을 내 것으로 만드는 법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현대차그룹은 조직 문화 자체를 바꾸는 데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경영진이 AI로 해결 가능한 영역을 직접 파악해야 한다며 리더들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는데요. 이는 기술을 현장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자들이 스스로 가능성을 읽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립니다.
현대오토에버 류석문 대표도 직접 코딩 강사로 나서 임직원들의 소프트웨어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류 대표는 AI가 코딩을 보조하는 시대에도 기본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는데, AI가 내놓은 결과를 검증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역량 없이는 최소 비용·최대 효율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행보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기업의 근본적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쌓으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맹신이 아닌 활용으로, 피지컬 AI로 나아가는 길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집중할 영역은 이른바 '피지컬 AI'입니다. 그동안 쌓은 충돌 시험 데이터와 공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제조 현장에 AI를 물리적으로 접목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빅테크 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제조업만의 데이터와 노하우가 바로 이 전략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울산TP 역시 지역 제조업의 자율제조 전환을 본격화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AI가 단순히 보고서를 써주는 도구가 아니라, 차를 부수고 다시 설계하는 공학의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는 셈이죠. 물론 이런 변화가 하루아침에 완성되진 않겠습니다. 다만 경영진이 코딩 수업을 듣고, 현장 데이터가 AI의 양분이 되는 지금 이 흐름 자체가 제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