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톤보리강을 뒤덮은 물고기 떼
지난 18일, 일본 오사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도톤보리강에서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강을 가득 메운 물고기 떼가 갑자기 나타난 겁니다. 도톤보리강은 오사카 중심부를 흐르는 운하로, 주변에 네온사인과 음식점이 밀집한 번화가입니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이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렸고, 영상은 순식간에 확산되었습니다. “도톤보리강이 살아 움직인다”는 반응부터 “수질이 좋아져서 물고기가 돌아왔다”는 긍정적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직전에도 도톤보리강에서 물고기 떼가 목격됐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대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최근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일본 열도가 잇따른 지진에 휩싸이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전문가들 “지진과 무관, 자연 현상”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제히 “지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오사카 부립 환경농림수산종합연구소의 야마모토 요시히코 연구원은 “물고기 떼는 숭어로 추정된다”며 “수온이 떨어지면 물고기가 따뜻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사카시립자연사박물관의 마쓰이 아키코 학예원도 “조류를 따라 먹이를 찾는 숭어 떼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에도 지진 전후에 물고기 떼가 관찰된 사례가 있지만,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입증된 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즉, 이번 현상은 지진과 무관한 자연스러운 이동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도톤보리강이 바다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내륙 강이기 때문에 해저 지형 변화로 인한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는 해안가에 물고기 떼가 밀려온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과는 맥락이 다릅니다. 1995년 한신 대지진 직전 물고기 떼가 나타났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시 기록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결국 현재까지의 과학적 근거로는 지진과 연관 짓기 어렵습니다.
왜 지금 도톤보리강에?
도톤보리강은 예전부터 수질 오염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오사카시의 지속적인 정화 노력으로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물고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강의 수온도 하강했고, 숭어 등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도톤보리강 쪽으로 몰려들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드물지만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쿄 지역에 규모 7 이상의 ‘수도직하지진’이 발생할 경우 최대 1만8천 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일본인들은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물고기 떼는 단순한 자연 현상일 가능성이 크므로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오사카시 당국은 물고기 떼의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