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으로 번진 지뢰 공방
비무장지대에서 터진 지뢰 폭발 사건이 유엔 무대로 옮겨붙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정전협정 위반을 지적하는 서한을 보냈는데요.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사흘 뒤 북한이 맞서 나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표는 25일 서한을 보내 지뢰 폭발은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남부 국경 요새화는 영토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이며,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부합하는 정당한 주권 행사라는 겁니다. 반대로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은 헌장 제2조 4항이 금지한 무력 위협이라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영토를 1밀리미터라도 침범하면 제51조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서한은 이사국들에 회람됐지만, 안보리 차원의 공식 논의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접경지에 드러난 자주포
군사적 긴장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에는 122밀리미터 자주포 3문이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김포 애기봉 인근에서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의 거리입니다. 사거리가 15~24킬로미터에 달해 수도권 방어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는 무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격 진지라기보다 의도적으로 노출한 무력시위로 보고 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새로운 대응 수단 배치를 예고한 직후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우리 정부는 23일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나흘째 묵묵부답입니다. 대남 확성기 재개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접경지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김정은의 선택과 남겨진 숙제
같은 시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둥을 전격 방문해 왕후닝 중국 정협 주석과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왕복 4차로 다리를 함께 걸었습니다. 러시아와 두만강 자동차 다리도 개통했는데요. 남쪽과의 연결을 끊는 대신 중국과 러시아에 밀착한 셈입니다.
유엔 총회 1위원회에서는 한국과 북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까지 가세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관련 회의 축소를 제안한 것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대화 창구가 유엔과 미국 쪽에만 열려 있는 만큼, 당분간 남북 직접 소통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