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 리스크에 법률 분쟁까지…기업들 '생존 전략' 고심

K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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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1일 오후 12:48

발행: 2026년 3월 11일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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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은 국내 기업의 공급망과 계약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로펌들은 불가항력 분쟁 등 법률 리스크에 대비한 지원에 나섰고, 한편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생존을 위한 통폐합이라는 내부 구조 개편을 진행 중입니다. 기업들은 외부 리스크와 내부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현실화되는 글로벌 리스크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외에 발을 내민 우리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은 가장 큰 우려 사항입니다. 이 해협은 우리나라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 수입의 핵심 경로라, 통행이 제한될 경우 수많은 기업의 공급망과 계약 이행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이에 법무부는 최근 ‘불가항력 대응 전략’ 안내자료를 배포하며 기업들의 선제적 대비를 촉구했습니다. 전쟁 등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계약을 지킬 수 없을 때, 불가항력 조항을 적극 활용해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취지입니다.

법무부는 ‘해외진출기업 국제법무지원단’을 통해 무료 법률 자문 서비스도 강화했습니다. 검사, 외국법 자문사 등 200여 명의 전문가 풀을 활용해 중소·중견기업이 국제 거래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법률 시장도 뜨거워진다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자, 법률 시장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주요 로펌들은 잇따라 긴급 세미나를 개최하며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법률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역시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둘러싼 해석과 분쟁입니다. 실제로 로펌들에 따르면 관련 법률 상담 문의가 95% 이상 급증한 상태입니다. 계약 상대방이 불가항력을 주장하며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이에 대한 반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장기 계약에서 분쟁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급 차질이나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할 경우, 어느 쪽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지를 놓고 복잡한 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로펌들은 기업들이 현재 체결한 계약서의 불가항력 조항과 준거법을 면밀히 재검토할 것을 조언하며, 사전에 분쟁을 예방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합니다.

생존을 위한 내부 구조 개편

외부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기업 내부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효율화 및 산업 재편 정책에 발맞춰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본격적인 통폐합에 들어갔습니다. 여수 산업단지에서는 여천NCC의 2개 공장 폐쇄 방안이 최종 조율 중이며, 이는 롯데케미칼 공장과의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전초전입니다. 이번 재편은 대산 산단에 이어 두 번째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첨예한 이해 관계가 대립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자사 물량 확보를 위해 1개 공장 폐쇄만을 고수했으나, 상대사인 DL케미칼의 2개 공장 폐쇄 요구와 정부의 에틸렌 감축 압박에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전통 석유화학 기업들은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통폐합 후 남는 불용자산 처리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또 다른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여수, 울산 등 다른 산단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LG화학과 GS칼텍스,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등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한창입니다. 외부의 충격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고통스러운 구조 조정이라는 과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