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가격, 2배 폭등 가능성 제기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쟁이 오는 6월까지 장기화될 경우, 9월 우리나라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단가가 현재보다 2배 이상 치솟아 MMBtu당 20.2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전망은 지난달 10.5달러였던 동아시아 LNG 선물 가격이 한 달 만에 20달러로 뛰는 등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입니다. 가격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의 LNG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이 지역의 수출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전쟁 위험이 공급망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핵심 원료 '헬륨' 공급에도 불똥
이번 사태가 에너지 가격 문제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LNG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지는 헬륨의 공급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란이 카타르의 LNG 생산 시설을 공격하면서, 카타르의 헬륨 수출량이 약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를 냉각하고 정밀한 온도를 제어하는 데 필수적인 원료입니다. 한국과 대만 같은 주요 반도체 생산국들은 이 헬륨에 대한 의존도가 특히 높은 상황이라, 공급 불안이 반도체 산업 전체의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반도체 공장 라인이 멈출 정도의 직접적 타격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태의 장기화에 있습니다. 조지타운대학교 안보·신기술센터의 해너 도먼 선임 연구원은 헬륨 공급망 불안이 지속될 경우, 각 반도체 제조사들이 제한된 물량을 두고 치열한 확보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헬륨 가격을 급등시키고, 결국 반도체 생산 원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순도 헬륨은 기준이 까다롭고 대체 공급선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한 번 공급망이 흔들리면 회복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교차로
이번 위기는 에너지 안보와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이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LNG 가격 폭등은 단순히 가정용 요금 인상 문제를 넘어,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의 생산成本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헬륨 공급 불안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2차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러한 리스크에 대비해 LNG 재고 관리를 강화하고, 미국이나 호주 등 비중동 지역과의 협력 채널을 가동해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동시에 하절기 에너지 수요 관리 정책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 에너지와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튼튼히 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