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1분기 4조 적자…10년간 국고지원도 19조 '빚' 남았다

m경연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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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1일 오전 9:49

발행: 2026년 8월 11일 오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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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 건보재정이 3조 8989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5년 흑자 기조가 끊겼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국고 지원금이 법정 기준보다 19조 4천억 원 부족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고령화와 과거 보장 확대 정책, 국가적 의료 사업 부담이 겹치는 가운데,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재정 건전성 확보만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흑자 기조 꺾인 건보 재정

2026년 1분기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3조 898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부터 이어오던 흑자 흐름이 5년 만에 끊긴 건데요. 수입은 22조 4416억 원, 지출은 26조 3405억 원으로 지출이 크게 앞섰습니다.

이런 악화는 한두 가지 이유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전 정부의 보장 확대 정책 후유증과 지난해 의료파업 대응 비용까지 겹치면서 재정에 부담을 줬죠. 문제는 이런 적자를 국고로 메우는 방식이 결코 장기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0년간 지켜지지 않은 법정 지원

사실 국고 지원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진숙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정부가 건강보험에 지원한 금액은 법정 기준보다 19조 4531억 원이나 부족했습니다. 현행법상 건보 수입 예상액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4% 안팎에 머물렀죠. 박근혜 정부 때 14.3%, 문재인 정부 때 13.7%, 윤석열 정부 때 14.1%였고, 이재명 정부의 2026년 예산 역시 14.2%에 그쳤습니다. 즉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법정 기준을 지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셈입니다.

이런 미달의 이면에는 정부의 수입 추계 오류와 제도적 허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예상 수입을 실제보다 9조 8천억 원가량 적게 잡아놓으니 지원금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건강증진기금의 경우 담배부담금 수입 제한 조항 때문에 법정 비율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반면 건보가 떠안아야 할 국가적 사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3조 1467억 원, 필수의료 지원에 3조 2514억 원 등 막대한 재정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죠.

국고 때우기만으론 위험한 고리

당연히 국고를 통한 임시방편식 대응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본이 과거 비슷한 길을 걸으며 재정 악화의 악순환에 빠졌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작용은 더 클 겁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낭비되는 예산부터 차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과잉검사나 중복 진료, 부당청구를 막고, 경증 환자는 1차 의료기관이 중증 환자는 상급병원이 맡는 의료전달체계를 확실히 정착시켜야 합니다. 정부가 검사 분야 과보상 수가를 조정해 연간 2조 6000억 원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죠.

물론 보험료 부과 기반을 넓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합니다. 소득 공제 기준을 낮추거나 초고소득층 상한을 조정하는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개편이 뒤따를 때, 건보 재정은 비로소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