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0원대까지 내려온 환율
2026년 10월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로 내려와 2024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늘어난 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40조원 규모를 팔아도 원화가 나홀로 강세를 보일 만큼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졌다는 평가입니다. 환율 하락의 일차적 배경은 결국 경상수지와 수출이 만들어낸 달러 공급입니다.
다만 이 흐름이 곧바로 1200원대 안착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환율 범위를 1250~1420원으로 제시하면서 1200원대 중반 가능성도 열어뒀는데요. 전망 자체보다 중요한 건 실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규모와 외국인 자금 흐름입니다.
유가와 FOMC가 만든 양방향 변수
반대 방향의 힘도 만만치 않습니다. 주말 중동 확전 우려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16달러대까지 오르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유가 급등은 미국 물가 부담을 키워 달러 강세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으면 원화 강세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신현송 총재는 원화가 예년보다 약세라고 평가하면서 미국 통화정책과 국제 외환시장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있습니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출 진정이 맞물리면 내년 하반기 1200원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반면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연말 1280~1350원이 현실적이며, 1200원대는 미국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야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분석했습니다.
1200원대, 가능성과 조건
결국 1200원대 진입은 방향성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금리 인하 지연, 지정학적 위험,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지속은 환율 하락 폭을 줄이는 요인입니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 협상 성과, 국제유가 안정, 위험자산 선호 회복이 더해지면 원화 강세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당분간 환율은 수출 호조라는 하방 압력과 유가·미국 금리라는 상방 압력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1200원대라는 숫자보다 그 조건이 언제, 어떤 순서로 충족되는지가 더 중요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