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직접 나선 유럽 배터리 외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에 나섰습니다. 삼성SDI의 최주선 사장과 동행한 이번 출장에서는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을 대표하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경영진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회의의 주된 초점은 기존 공급 관계를 강화하고, 신규 배터리 수주 협의를 본격화하는 데 있었죠. 특히 벤츠와는 지난해 11월 이어 두 번째로 고위급 협의가 이뤄졌는데, 이는 단순한 인사 교환을 넘어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실질적 논의로 읽힙니다. 귀국 후 이재용 회장은 현지 언론에 "여러 고객사를 만났다"고 짤막하게 언급하며, 추가 수주 가능성에 대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삼성SDI, 유럽 시장 공략에 '톱 다운' 지원
이번 행보는 삼성SDI의 핵심 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에 대해 그룹 최고경영자가 직접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삼성SDI는 이미 유럽 시장에서 BMW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꾸준히 공급해오며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확장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최고 경영자의 직접적인 네트워킹과 협상은 새로운 계약을 따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직접 나섬이 고객사에게 삼성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으며, 복잡한 장기 공급 계약 체결 과정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의 이번 움직임은 삼성의 '직접 경영' 모드가 반도체를 넘어 배터리 사업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유럽 출장 직후 곧바로 AMD CEO 리사 수와의 회동을 준비 중인데, 이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대형 고객사 확보를 위해 최고경영자가 직접 앞장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결국 배터리와 반도체, 두 가지 주력 미래 사업 모두에서 이재용 회장의 역할이 전보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넘어야 할 산, 그리고 북미 시장이라는 다음 목표
유럽에서의 관계 강화와 함께 삼성SDI의 다음 목표는 북미 시장입니다. 세 번째 기사에서도 언급됐듯,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한국산 배터리에도 수혜를 확대할 경우, 북미 시장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 역시 삼성SDI의 북미 시장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습니다. 현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북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 같은 현지 생산 기반이 갖춰진다면 IRA 혜택을 받으며 미국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공격적 영업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물론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일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배터리 원가 경쟁은 여전히 치열합니다. 또한, 유럽 현지에서도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있어, 장기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공동 개발 같은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재용 회장의 직접적인 세일즈 행보가 단기적 수주 확보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삼성SDI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과 안정적이며 경쟁력 있는 공급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업계의 시선은 이 회장이 촉발한 상승 동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에 쏠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