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줄어든 광장의 인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잠실 개표소 시위가 9일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주말 경찰 추산 3만 명까지 몰렸던 인파는 이번 주 토요일 오전 기준 700명 수준으로 급감했는데요. 현장 분위기가 한결 여유로워진 건 사실이지만, 시위 자체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닙니다.
참가자 구성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초기 눈길을 끌었던 2030 청년층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대거 빠진 반면, 현장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재선거와 당일 개표 수개표를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고,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나 전한길 전 강사 등도 연단에 서서 참가자들을 독려했습니다.
선을 넘은 봉쇄와 국가대표 수색
인원은 줄었지만 일부 시위대의 행태는 오히려 격해지는 모습입니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 8일 여자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한 무단 소지품 검사인데요. 훈련 기구를 찾으러 경기장에 들어갔던 선수들이 시위대에 가로막혔고, 이들은 투표용지 반출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선수들의 가방을 강제로 뒤졌습니다. 심지어 양말까지 벗으라는 등 부적절한 요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JTBC 취재진을 폭행하고 이동을 막은 사건, 진보 단체로 의심되는 시민을 폭행한 사건 등이 잇따랐습니다.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 불법 행위만 6건에 달하며, 강요와 폭행 및 특수감금 등 혐의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10여 개 체육단체는 일주일 넘게 업무가 마비되어 급여 미지급 등 구체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뒤늦은 공권력과 쏟아지는 질문
초기 경찰은 이 상황을 집시법상 집회로 규정하기 어렵고, 참정권 보장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얽혀 있다며 물리적 충돌을 피하는 소극적 대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건물을 봉쇄하고 일반 시민까지 검문하는 행위가 이어지자 비판이 거세졌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경찰에 대한 모욕과 폭력은 선을 넘은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촉구한 뒤에야 경찰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검경 합수본도 6·3 지방선거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중앙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하고,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시위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과 선거 관리 의혹 규명이라는 두 갈래 과제는 이제 막 시작된 셈입니다. 체육단체들은 오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업무 정상화를 다시 한번 촉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