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숨 돌린 경남, 곳곳은 여전히 바짝 마른 채
광복절 연휴 동안 쏟아진 집중호우로 경남 지역의 극심했던 가뭄이 한숨 돌렸습니다. 연휴 직전 32.2%에 그쳤던 도내 평균 농업용 저수율은 사흘 만에 49.4%까지 급등했는데요. 특히 거제는 900mm가 넘는 폭우로 저수율이 28.7%에서 73.6%까지 차올라 평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습니다. 이 덕분에 지난 11일에 내려졌던 국가소방동원령도 해제되며 비상 대응 체계는 일단락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비가 모든 지역에 고르게 내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뭄이 최고 단계였던 밀양, 거제, 함안, 의령, 창녕 등 5개 시군 중에서도 내륙 중심 지역은 여전히 바짝 마른 상태인데요. 창녕, 김해, 하동, 산청, 거창, 합천 등은 '주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밀양과 의령도 겨우 '심각' 단계에서 벗어난 수준입니다. 남해안과 내륙 사이의 회복 편차가 크다 보니, 완전한 가뭄 해소까지는 당분간 추가 강수와 추이 관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재난장비를 농업용수로 돌린 화순의 시도
가뭄이 심했던 지자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화순군은 폭염 대응용으로 확보한 살수차를 농업용수 공급으로 전환했는데요. 신규 장비를 들이는 대신 기존 재난장비를 상황에 맞게 재배치해 시간과 예산을 아끼려는 시도였습니다. 임지락 군수는 13개 읍·면의 가뭄 상황을 세밀히 파악해 피해가 급한 동면 천덕리 일대부터 살수차를 탄력적으로 배치했습니다. 화순농업기술센터는 물 공급과 함께 병해충 관리 등 맞춤형 기술지도를 병행하며 투트랙 대응을 펼쳤죠. 가뭄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기상 상황과 용수 부족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습니다.
함안의 협력 대응과 남은 숙제
함안군 역시 소방과 군부대, 경상남도 등 관계기관의 협조로 가뭄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차석호 군수는 군북면 명관리 일원의 대민지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용수 공급 상황을 점검했고, 박완수 경남지사와 제39보병사단장 등도 함께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함안군 자원봉사대와 새마을지도자협의회는 지원 인력을 위한 격려 물품을 전달하며 민관군 합동 대응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이번 집중호우는 가뭄을 해소하는 동시에 또 다른 재난의 우려도 낳았습니다.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농업용수를 긴급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요. 4일간의 국가소방동원령으로 경남 지역에 총 3만 4,949t의 물이 공급되었지만, 이제 시작은 물의 지속 가능한 관리입니다. 기상 이변이 반복되는 가운데, 지역별 편차를 고려한 선제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