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을 뒤흔든 감형 선고
생후 4개월 된 아들 해든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가 항소심에서 1심 무기징역이 깨지고 징역 3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광주고등법원은 지난 25일, 친모 A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감형된 형을 확정했는데요. 학대를 방치한 친부에게는 원심과 같은 징역 4년 6개월이 유지되었습니다. 판결이 나오자 법정을 지키던 시민모임 회원들은 오열하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해 다시 판단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어린 생명을 지키지 못한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교화와 갱생을 강조한 재판부
황진희 재판장은 판결 이유를 설명하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인용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이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이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살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는데요. 당시 아이 상태가 위중함을 깨닫고 119에 신고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사회 복귀와 교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황 재판장은 자신도 두 아이의 엄마라며 피고인의 사정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친부는 아내의 학대를 알고도 막지 않았고 참고인에게 진술 번복을 협박한 점이 인정되어 감형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과 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풀리지 않는 영아학대 그물망
해든이 사건은 지난 3월 홈캠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아이의 몸에서 다발성 골절과 복강 내 500cc 출혈이 확인될 정도로 참혹했는데, 이런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감형이 이뤄진 것을 두고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정인이 사건과 비교하며 사법부의 처벌 수위가 낮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시민모임 프리해든스는 생후 24개월 미만 영아의 건강검진 의무화를 담은 법 제정을 국회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판결은 가해자의 갱생 가능성을 중시한 사법부의 논리와, 말 못 할 아이의 고통을 대변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에서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