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대재앙…아시아는 어떻게 맞서나

뉴연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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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6일 오후 5:50

발행: 2026년 3월 26일 오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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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카타르 LNG 시설 피해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겹치며 글로벌 에너지 대위기가 도래했다는 경고가 쏟아진다. 아시아 각국은 국가 비상사태 선포, 주4일제 도입, 보조금 지급 등 팬데믹식 수요 억제책으로 맞서고 있으나, 원자재 부족으로 산업계의 조업 중단 위기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에너지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시대 최악의 산업 위기라는 경고

국제상공회의소(ICC) 사무총장이 ‘동시대 최악의 산업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이번 사태를 1970년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충격을 합친 수준이라고 진단했는데요. 이렇게 강력한 경고가 나오는 배경에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두 가지 직접적인 충격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첫째는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국인 카타르의 핵심 시설이 파괴되어 복구에 최대 5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세계 원유 교역량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중단 가능성입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팬데믹식 수요 억제로 맞서는 아시아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이에 각국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을 연상시키는 강도 높은 수요 억제 정책을 재도입하고 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필리핀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무료 버스 운행까지 제공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파키스탄 역시 학교 휴교와 공공부문 100%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정유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억제하는 ‘가격 방어’에 주력하고 있죠. 이처럼 같은 위기를 맞아도 국가별 경제 구조와 재정 여력에 따라 취하는 전략은 뚜렷이 갈리고 있습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보조금 확대로 가격 안정을 꾀하는 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재택근무 권고 등 생활 방식 전환을 통한 절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공장 정지 위기와 구조 전환의 기로

에너지 위기의 충격은 가정의 난방비를 넘어 산업 생산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화성시를 방문한 정명근 시장은 화학·신소재 업체들이 원료 가격 폭등과 공급 중단으로 ‘조업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조선, 철강, 자동차 산업까지 도미노처럼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입니다. 더욱이 천연가스 액화 과정의 부산물인 헬륨 공급 불안은 반도체 생산 같은 첨단 산업까지 위협하고 있죠. 이런 복합적인 위기 앞에서 단기적인 수급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여러 전문가와 논평이 지적하듯, 이번 위기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재생에너지로의 구조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과제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에너지 수입 의존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유사한 충격은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