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반 회의 끝에 나온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과 7일, 관계부처와 13시간 반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주제는 단 하나였습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을 어떻게 늘리고, 공급 시기를 앞당길 것인가 하는 문제였는데요.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새로운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방침입니다.
기존 '1·29 대책'에서 발표한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과천 경마공원 등 6만 가구에 더해, 이번에는 최대 5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정부는 신규 공급 확대와 공급 속도 단축을 이번 대책의 두 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아파트 주택과 도심복합사업, 준공업지역 활용까지 총동원해 빠르게 물량을 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와 함께 토지 거래 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유예 특례를 연장해 기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강남·용산 집중 후보지와 지자체 갈등
구체적인 후보지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 부지와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부지가 대표적입니다. 여의도 LH 부지와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등도 유력한 대상으로 검토 중입니다. 대부분 수요가 몰리는 강남·용산 일대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대규모 개발이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서울시는 6천 가구를, 국토교통부는 1만 가구를 주장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용산 어린이정원의 녹지 활용 문제를 두고도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지자체 간 조율이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파격적인 신규 택지 조성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됩니다.
공급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
정부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 지원 방안도 함께 내놓을 전망입니다. 부동산 PF 공적 보증 확대와 자기자본비율 규제 완화, 이주비 대출의 LTV 담보 기준 변경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다만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는 집값 상승 우려 때문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매매가격에 따라 2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묶여 있어,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크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의 공급 억제 기조로 정비사업 기반이 무너졌다고 진단하며,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 완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 역시 개발제한구역 해제나 비아파트 공급만으로는 도심 수요 충족에 한계가 있다며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했습니다.
집값 상승 기대심리는 여전합니다. 한국은행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202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5대 시중은행의 7월 가계대출 잔액은 4조 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신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기존 주택 희소성 증가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얼마나 진정시킬 수 있을지, 이번 주 발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