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하나로 체중 감량, FDA가 허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 필’(Wegovy Pill)을 승인했다. 이로써 주사제에 의존하던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됐다. 이 약은 하루 한 알 복용으로 평균 16.6%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월 149달러(약 22만원)로 기존 주사제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다. 노보노디스크는 내년 1월 초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위고비 필은 기존 주사제 위고비, 오젬픽과 동일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알약 형태로 만든 것이다.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FDA는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도 인정했다.
주사에서 알약으로, 환자 접근성 향상
기존 주사제는 냉장 보관이 필수였고,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감으로 치료를 꺼리는 환자들이 많았다. 위고비 필은 실온에서 보관 가능하며, 하루 한 알만 먹으면 되기 때문에 환자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노보노디스크의 마이크 두스트다르 CEO는 “알약의 시대”라고 선언하며, 이번 승인이 비만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임상 3상 시험에서 25mg 용량을 복용한 환자들은 68주 동안 평균 체중이 16.6% 감소했고, 3명 중 1명은 20% 이상 체중이 줄었다. 이는 주사제와 거의 동등한 효과로, 알약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효능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 국내 개발사도 뛰어든다
이번 승인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킬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는 자체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연내 승인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바이킹과 스트럭처테라퓨틱스 등도 ‘먹는 비만약’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경구용 비만약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동제약의 ‘ID110521156’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으로, 임상 1상을 마쳤으며 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SK증권은 “일동제약의 후보물질이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협력 가능성을 점쳤다.
유럽 증시도 이번 소식에 반응했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9% 이상 급등했고, STOXX 600 지수는 0.34% 상승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알약 형태의 등장으로 접근성과 경쟁 심화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