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규제에도 꺾이지 않은 상승세
지난달 30일 정부는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묶는 강력한 '3중 규제'를 단행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지난 5일부터 발효됐고, 시장은 당장 식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구리 아파트값은 0.64% 상승하며 직전 주 대비 2배 이상 뛰었고, 용인 기흥은 2021년 8월 이후 253주 만에 최고치인 0.56%를, 화성 동탄은 1.29%를 기록하며 KB부동산 기준 경기도 내 최고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규제 지정 전 갭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이 크지만, 시장이 규제보다 공급 부족과 실수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겁니다.
풍선효과와 가격 키 맞추기
규제가 빡빡해지면 수요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옮겨갑니다. 이번 주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가 뚜렷해졌습니다. 남양주가 0.16%에서 0.21%로, 수원 권선이 0.26%, 화성 병점이 3주 연속 상승폭이 커진 0.25%를 기록했습니다. 5주 연속 내리막이던 과천마저 보합으로 돌아섰고, 광명, 분당 등 기존 규제지역의 강세도 그대로입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활황 기대감이 경기 남부 주거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서울 내부에서는 다른 형태의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매물이 8만 건에서 6만 1000여 건으로 줄고 6월 거래량도 5500~6000건 수준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거래가 줄었다고 가격이 잠잠해진 건 아닙니다. 비강남권 15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뚜렷합니다. 강서구 마곡수명산파크1단지가 13억 9500만원, 동대문구 이문대우가 처음으로 10억원선을 넘어 거래됐고, 성북구 래미안세레니티도 13억 4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0.17%, 수도권 0.20% 상승하며 직전 주보다 오름폭이 커졌고, 월간 기준으로는 서울 0.82%, 경기 0.79%까지 치솟았습니다.
끝나지 않은 부동산 대란
거래량이 꺾이는데 가격이 오르는 건, 시장에 매수 자금이 그대로 앉아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이달 말 발표될 세법 개정안의 윤곽이 잡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 중심으로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요.
만약 세법 개정에서 부담 완화 시그널이 나오면 쌓여 있던 매물이 쏟아져 나올 여지도 있습니다. 반대로 규제 기조가 유지된다면 풍선효과는 더 먼 권역으로 번지고, 가격 키 맞추기는 더 많은 단지를 삼킬 겁니다. 서울 74주 연속 상승에 3중 규제마저 뚫린 지금, 수도권 부동산은 규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