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닿지 않는 땅, 현장을 어떻게 지켰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덮친 경남 지역에서 지자체들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김해시는 하천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양수장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을 활용한 현장 중심의 물 확보 전략을 펼쳤는데요. 진례와 한림 지역의 농경지 342㏊를 살리기 위해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재이용하고, 임시보를 설치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가동했습니다.
사실 김해시의 접근은 새로운 시설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진례공공하수처리장의 정화 방류수를 여러 단계로 끌어올려 하천 유지수량을 확보한 뒤, 이를 통해 주변 농경지 45㏊에 용수를 공급했습니다. 또한 한림면에서는 화포천 하류에 임시보를 설치하고 명동정수장의 방류량을 늘려, 낮아진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덕분에 인근 농경지 297㏊의 양수장 정상 가동이 가능해졌죠.
물론 단기 대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김해시는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등을 포함한 6억 7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신규 관정 개발과 급수차 운영을 병행하고 있으며,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용수원을 발굴해 대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저수지는 지금 준설의 적기
경남도 차원에서는 더 근본적인 물 관리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대통령 주재 폭염·가뭄 대처상황 점검 영상회의에 참석하여,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진 지금이 저수지 준설의 적기라고 강조했는데요.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과적으로 준설을 추진하려면,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반대로 수리시설 관리 주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었습니다. 박 지사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와 양·배수장 등을 지자체로 이관하거나, 관리 주체와 역할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습니다. 지역 농업 여건과 주민 수요를 가장 잘 아는 현장에서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당연히 이런 제도적 개선과 함께 당장의 긴급 대응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경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분야별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취약한 곳을 먼저 보는 대응
가뭄은 농경지뿐 아니라 일상의 물 공급까지 위협합니다. 특히 홀로 노인이나 취약계층, 도서 지역 주민들은 물 부족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와 지방정부가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취약계층 보호와 안정적인 용수 공급에 힘쓸 것을 주문했습니다.
경남도는 이에 따라 홀로 어르신을 위한 냉방 지원을 점검하고, 고령 농업인의 한낮 작업을 줄이도록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8월 말까지 비가 오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간이상수도와 도서지역의 생활용수 공급에도 차지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상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응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단기 급수 대책과 중장기 물 관리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이번 가뭄을 넘어 다음을 준비하는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