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찬성 속에서도 엇갈린 시선
2027년부터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등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되고, 수도권 공공기관도 지방으로 순차 이전될 예정인데요. 이 계획에 대해 국민 과반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지일보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7.6%가 찬성 입장을 보였고, 반대는 32.9%에 그쳤습니다. 사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목표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셈입니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시선이 꽤 달라집니다. 50대와 40대에서 찬성 여론이 각각 67.1%, 66.5%로 높았지만, 70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44.3%로 찬성 42.4%를 앞섰습니다. 지역별로는 호남·제주와 충청·강원에서 긍정적 반응이 우세했고, 수도권에서도 과반 이상이 찬성했습니다. 정치적 성향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는데요, 진보층의 88.3%가 찬성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60.2%가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결과는 이전 계획이 정책적 공감대를 넘어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종 부동산 시장 다시 들썩
기관 이전 발표가 나오자마자 세종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최대 2만 명의 인구 유입이 기대되면서 매매 및 전월세 호가가 오르고 있는데요. 나성동 일대 아파트 호가는 5,000만 원 상승했고, 새롬동과 종촌동 일부 매물도 가격이 뛰었습니다. 침체기를 걷던 시장에 온기가 도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공동주택 공급이 극도로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2026년 7월부터 2028년 6월 사이 입주 예정 물량이 1,122가구에 불과하다 보니, 실제 인구 유입 시 전월세 가격 급등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세종 아파트 시장은 2020년 행정수도 이전 논의 당시 한 해 동안 42.37%나 급등했다가 급락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조심스러운 시선이 많습니다. 중촌동 일부 아파트는 전고점 대비 3억 원 이상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어서,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데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정주 여건 마련이 관건
인구 유입이 실질적으로 자리 임으려면 청사 이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가족 동반 이주를 위해서는 교육과 상업 시설 등 정주 인프라가 함께 공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일자리와 주택 공급, 생활 편의시설이 동시에 갖춰져야 이주민들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겁니다.
당연히 세종시뿐 아니라 이전 대상 지역 모두 비슷한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이전 대상 기관을 최종 확정할 계획인데,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와 주택 공급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전 효과는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포괄적인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