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국빈방한, 예우부터 남다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합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한은 2018년 이후 8년 만의 국빈 방문인데요. 두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 7월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이후 약 4개월 만입니다.
청와대는 환대 수준부터 남달리 준비했습니다. 공식환영식에는 3군 의장대 등 280여 명이 도열하고, 육군 태권도 시범대 30여 명이 처음으로 특별 공연을 선보입니다. 세종대로변 대형 스크린과 롯데월드타워, 남산서울타워의 미디어 파사드에도 환영 메시지가 걸립니다.
선물도 세심합니다. 농구를 좋아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위해 양국 국기와 수교 연도인 1957을 새긴 농구 국가대표 유니폼과 홍삼 세트를 준비했고, 에미네 여사에게는 청자 다기 세트와 김혜경 여사의 저서 '밥을 지어요'를 전합니다. 국빈만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등 80여 명이 참석합니다.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구조 활동에 나섰던 양영안 소방경도 초대됐고, 해금 연주자 탐 제브뎃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협연도 이어집니다.
원전과 방산, 성과로 이어질까
회담의 무게중심은 역시 경제입니다.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튀르키예 국빈 방문 당시 합의한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점검하고, 원전과 방산을 축으로 협력을 넓히는 방안이 테이블에 오릅니다. 튀르키예 북부 시노프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러시아와 캐나다, 중국 등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산 쪽에서는 차세대 전차 알타이 사업이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한국산 파워팩을 장착하고 양산 단계에 들어갔고, 나토 표준 충족 여부를 시험 중인데요. 기준을 넘으면 유럽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시장까지 문이 열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바이오와 에너지, 과학기술 같은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새 협력 사업을 발굴할 예정입니다.
남아 있는 숙제, 무역 불균형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튀르키예에 90억9천만 달러를 수출했지만, 튀르키예가 한국에 수출한 금액은 15억7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수입이 수출의 10배에 달하는 구조인 만큼, 튀르키예 입장에서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오래된 숙원입니다.
파티흐 이을드즈 주한 튀르키예 대사는 인터뷰에서 제3국 공동 진출과 공동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이자고 제안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 이른바 연결성 외교를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띕니다. 내년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이번 회담이 그 출발점이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