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풀린 교수 노조의 정치적 족쇄
2020년 6월, 대학교수들은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초·중등 교사 노조에 적용되던 정치활동 금지 조항이 그대로 대학 교수 노조에도 붙었는데요. 개인으로서는 정당 가입이나 선거 출마가 가능한 대학교수들이 단체를 이루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치활동이 막히는 모순이 생긴 겁니다. 약 6년의 시간이 흐른 끝에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대학 교수 노조는 비로소 정치적 기본권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3일 교원노조법 제3조 중 대학 교원 노조에 대한 정치활동 금지 규정을 재판관 7명의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즉각 결정 취지에 맞춰 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로써 대학 교수 노조의 정치활동을 가로막던 법적 장벽은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헌재는 왜 위헌이라고 봤나
헌법재판소가 내린 판결의 핵심은 평등권 침해였습니다. 대학교원은 개인적으로 이미 정치적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는 특별한 지위에 있는데, 오직 노조라는 결사체 형태일 때만 이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는 겁니다. 헌재는 대학 교원이 노조를 만들었다고 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곧바로 훼손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교원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도록 선동하는 행위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정치활동까지 원천적으로 금지한 것은 지나친 제한이라는 게 재판관 다수의 의견이었죠. 반면 김복형·조한창 재판관 등 2명은 교육의 중립성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이 더 중요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법 개정과 남은 논의
이번 결정은 대학 교수 노조만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초·중등 교원노조는 여전히 정치활동이 금지된 상태이고, 기존 합헌 판결이 유지되고 있죠. 전국교수노조 등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교원노조법 전반을 헌법과 국제노동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초·중등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교원의 정치활동은 오랜 기간 민감한 주제였는데, 대학과 초중등 학교의 특수성을 어떻게 규율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필요해 보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대학 교수 노조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