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누설 1심 무죄, 하지만 남은 재판은 여전히 많습니다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군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9월 11일, 문 전 사령관이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상원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내용만으로는 군사적 위해를 초래하기 어렵고 기밀 누설의 고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무죄 판결과는 별개로, 그는 다른 기밀 유출 혐의로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여서 남은 사법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알려진 정보라고 봤습니다
재판부가 무죄를 내린 핵심 근거는 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내용의 구체성과 노출 위험성에 관한 판단이었습니다. 당시 문 전 사령관은 통화에서 특수부대와 임무, 장비 등을 언급했는데요. 재판부는 이 내용이 정보사령부의 조직 편제나 민간에서도 운용 가능한 장비 수준에 불과하며 이미 외부에 알려진 정보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해당 발언만으로는 군사목적상 위해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입니다.
또한 재판부는 문 전 사령관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도 따져봤습니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사실을 노 전 사령관에게 알린 수준에 그쳤으며, 군사기밀을 고의로 유출하려 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 역시 과거 정보사령관으로서 관련 임무를 일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통화로 기존에 알던 정보 이상의 자료를 제공받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징역 2년 선고된 명단 유출과 내란 혐의
이번 무죄 판결은 문 전 사령관이 받고 있는 모든 혐의가 털린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6월,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위한 제2수사단 구성에 필요한 정보사 요원 40여 명의 명단을 노 전 사령관에게 넘긴 별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오는 15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거기에 더해 문 전 사령관은 오는 21일,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도 앞두고 있습니다. 같은 날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계엄 당시 핵심 군 지휘부에 대한 재판 결과도 나올 예정인데요. 결국 이번 무죄는 군기누설 혐의 하나가 정리된 것에 불과하며, 그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