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자 7조 넘게 쏟아진 대출
6월 한 달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이 7조 6천억 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인데요.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4조 3천억 원 늘어나며 전체적인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주된 배경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매매 관련 대출은 크게 늘었습니다. 전세 난으로 인해 수요가 매매로 전환된 점도 한몫했는데요. 여기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전에 급증했던 거래의 잔금 처리 시차가 6월에 몰리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되었습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 역시 주식 투자 자금 수요로 3조 3천억 원 증가하며 가계부채 상승세를 함께했습니다.
은행권이 서둘러 대출 문턱을 높이는 이유
가계대출이 이처럼 급증하자 은행권은 선제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줄였는데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미 올해 관리 목표치에 근접한 상황이라 은행들의 자율 관리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금융당국 역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저금리 사내대출이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하고 주택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죠. 금융위원회는 사내대출에 직접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전제 하에, 1순위 근저당권 설정이나 다주택자 및 고가 주택 제한 등 기업 차원의 자율적 관리를 요청했습니다. 보험계약대출과 카드론 등 제2금융권 기타대출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는데요. 특히 손실 충격이 큰 빚투 리스크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물가와 외국인 매도 속 경제 전망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사이, 거시 경제 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IMF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세를 반영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는데요. 이는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환율과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상반기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올랐고, 한국의 음식료품 가격은 3년 연속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주가 하락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 최대 규모 순매도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당분간 수도권 집값 상승과 주식 투자 수요로 인해 가계대출의 증가 압력은 계속될 전망인 만큼, 금융권의 관리 강화와 취약계층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더욱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