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 나타난 AI 안경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스마트안경이 국가자격시험과 대학 입시에서 잇따라 적발되면서 시험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대와 연세대 입시에서는 수험생이 일반 안경을 쓰다가 시험 시작 뒤 스마트안경으로 바꿔 문제를 촬영하고, AI가 렌즈에 정답을 띄우는 방식이 확인됐습니다. 서울시립대는 해당 수험생을 퇴실 조치하고 3년간 응시 자격을 제한했으며, 연세대는 형사고발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국가자격시험에서도 올해 8월까지 5건이 적발됐습니다. 정보처리기사 시험장에서 스마트안경을 쓴 20대 남성은 불구속 송치됐는데요. 문제는 이 장비가 일반 뿔테 안경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카메라와 렌즈가 안경테에 작게 들어가 있어 육안 식별이 어렵고, 촬영 알림을 스티커로 가리면 금속탐지기나 전파탐지기로도 잡기 힘듭니다.
국감에서 드러난 감독의 한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AI 안경을 쓴 비서관들이 등장해 식별 문제가 부각됐습니다. 의원이 촬영 여부를 묻자 장관은 해당 비서가 촬영 중이 아니라고 답했지만, 스마트안경을 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겁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정감사에서도 전파탐지기를 동원한 모의훈련에서 AI 안경이 탐지되지 않았습니다.
감독관 한 명이 수십 명을 관리하는 대형 시험장에서는 육안 확인에만 기대기 어렵습니다. 교육부는 수능을 앞두고 스마트안경 착용이 의심되면 안경을 벗어 책상에 놓도록 하는 지침을 배포했습니다. 다만 전문 장비 없이 감독관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이라 수험생과의 갈등, 감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응책과 남은 과제
2027학년도 수능에서는 스마트안경이 반입 금지 물품으로 지정됩니다.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하며, 내지 않으면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됩니다. 시험 중 착용하면 AI 기능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행위로 간주돼 시험 무효와 다음 연도 1년 응시자격 정지 대상이 됩니다. 일반 안경도 감독관이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현장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공단은 3주간 47만 명이 응시하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AI 인스펙터를 배치할 계획입니다. 기술 발전과 공정성 확보 사이에서 어디까지 확인하고 어떻게 책임을 나눌지가 시험 감독의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