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둔 워싱턴의 계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황제의전'이라 부를 만큼 이례적인 예우를 예고했습니다. 앤드류스 공군기지 영접과 백악관 환영식, B-2와 F-22 편대 비행, 멜라니아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의 별도 일정까지 거론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최상급 환대지만, 그 이면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성과 요구와 중국의 시간 벌기 전략이 맞물려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미국이 돌아왔다'며 경제와 군사, 기술의 우위를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연설보다 실무 의제에 있습니다.
AI 핫라인과 관세 휴전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한 뒤 '미중 AI 대화'를 공식화했습니다. AI 사고가 발생하면 서로 알리는 연락선을 만들고, 통제 불가능한 AI 에이전트와 사이버 위협 등 핵심 위험에 대한 의정서를 논의한다는 구상입니다. 양국이 AI 패권 경쟁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최소한의 사고 방지 장치는 마련하겠다는 뜻입니다.
무역 현안은 더 복잡합니다. 11월 10일 만료되는 고율 관세 유예를 두고 미국은 6개월 연장을, 중국은 더 장기적인 연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번 주 안에 합의가 나오기 어렵다고 봤고, 희토류 수출과 미국산 농산물 구매 이행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 제재와 남은 쟁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 제재에 동참하도록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9월 23일부터 이란 항공사 운항을 중단시키고, 이란 여객기를 받아들이는 제3국 공항을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2차 제재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국제법적 근거가 없는 일방적 제재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정상회담이 대타협보다 위기 관리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회담이 양국 관계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근본적 신뢰 회복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시진핑 주석이 화려한 외형 뒤에 실질 성과를 최소화하며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분석했죠.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 수장들이 만찬에 참석하지만, 중국 시장의 규제와 수출 통제를 고려하면 실익은 제한적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