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LG그룹이 지난 9월 16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구광모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었습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이들은 약 8시간 동안 AI로 재편되는 산업 환경과 투자 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구 회장은 AI가 더 이상 선택적으로 대응할 영역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인 만큼, 승부처에서 이기려면 빠른 속도와 집요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계획을 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사업 현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었습니다.
8시간 회의에서 나온 승부처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투자 전략 고도화'입니다. 사장단은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반도체 소재와 기판, AI 전환(AX)을 그룹의 핵심 분야로 꼽고 기존 투자 성과를 점검했는데요. 명확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 방향을 세우고, 다양한 시나리오와 검증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의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LG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탑재한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년 1분기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LG CNS의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활용한 로봇 데이터 팩토리 실증과 AI 데이터 팩토리 구축도 함께 추진 중입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AI를 융합한 AI 중심 자동차(AIDV)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사람 중심 AI, 속도 조절론 속 차별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LG는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실질적인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AI를 추진한다는 철학을 분명히 했습니다. 속도와 책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가겠다는 겁니다.
LG AI연구원은 매년 윤리 책무성 보고서를 발간하며 책임 있는 AI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구 회장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를 뜻하는 ABC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조해 왔는데요.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으로 작은 성과를 쌓아 확산하는 AX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 회장 취임 후 8년간 LG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와 수익성 높은 B2B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왔습니다. 올해도 3월 AX, 6월 위닝 R&D, 9월 투자 전략을 분기별 핵심 의제로 삼아 포트폴리오를 다듬고 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나온 속도와 실행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