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직후 종전? 트럼프의 호언장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직후 끝날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는 아일랜드 방문 중 기자들을 만나 이란이 미국 선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전쟁을 최대한 끌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전쟁이 종료되면 현재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국제유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발언은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3%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휘발유 가격은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키우고 있죠. 선거를 앞둔 백악관으로서는 전쟁 종료와 유가 안정이라는 카드가 절실한 셈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민주당의 승리를 돕기 위해 개입하고 있다고도 주장하며 안보 위기론을 통해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기싸움
중동의 실제 정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내 새 항로 개설에 합의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요. 이 항로는 페르시아만의 진입로 전체와 진출로 일부가 이란 영해를 지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즉각적인 해협 재개방 여부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고 압박하고 있으며, 미국은 해협 통제권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은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두 달간 이란을 출입하려던 상선 100척을 차단했다고 발표하며 해상 봉쇄의 고삐를 조이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처럼 미국의 물자 부족과 통신 차단 전략에도 불구하고 항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협을 둘러싼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가와 표심이 엇갈리는 정치적 시계
최근 중동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속속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페림섬으로 진격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불안정성이 커졌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도 공격받아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이 중단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긴급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완전한 전쟁 종료보다는 제한적 핵동결과 경제 면제를 묶은 잠정 합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11월 3일 선거까지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영구적인 평화라기보다는 정치적 고비를 넘기 위한 교량에 가까운 셈이죠. 하지만 이란이 이러한 미국의 선거 시계를 역이용해 양보를 이끌어내려 한다면, 종전 이후에도 중동의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