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협상 교착 속 푸틴의 '느린 승리' 전략, 유럽은 불신 속 우크라이나 운명 주시

K연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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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5일 오후 7:36

발행: 2025년 12월 4일 오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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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특사단의 회담은 영토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푸틴 대통령은 전장 우위를 바탕으로 '느린 승리' 전략을 구사 중인 반면,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배신할 수 있다며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러시아는 경제 협력으로 미국을 유혹하려 했으나, 역사적 경고가 따라붙는다. 전쟁의 새 쟁점인 '요새 벨트'와 나토의 지원 결의 속에서, 협상의 향방은 유럽 안보 질서 재편의 키를 쥐고 있다.

협상 테이블과 전장 사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단 간 회담이 5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상당히 좋았다"고 평가했고, 러시아 측도 일부 제안이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진짜 쟁점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였고, 이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법적 영토 승인 요구는 협상의 최대 난관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협상에 적극 나서기보다 시간을 끌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그가 미국이 합의를 간청할수록 자신의 입지가 강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즉, 전장에서의 우위를 협상 테이블의 힘으로 전환하는 ‘느린 승리’ 전략을 구사 중인 겁니다. 우크라이나 내부의 부패 스캔들로 전선이 흔들리는 상황도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깊은 불신과 경계

협상이 난항을 겪는 사이, 유럽에서는 미국에 대한 뚜렷한 불신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의 비공개 통화에서 "미국이 안전보장 없이 우크라이나를 배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미국 협상단이 ‘게임’을 하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들의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하는 협상 과정이 유럽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됩니다. 미국이 러시아와 논의 중인 종전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 포기와 나토 비가입 등 유럽의 기본 입장과 상반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협상의 파트너이기보다,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경제적 유혹과 역사의 경고

러시아는 협상 카드로 경제적 제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은 미국 특사단에게 북극권 희토류 채굴, 스페이스X와의 협력 등 다양한 경제 협력 기회를 제시하며, 러시아의 불법 점령을 승인하는 대가로 막대한 이익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이익을 통한 평화’를 제안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이런 접근법에 경고를 보냅니다. 냉전 시대 소련이 서방의 탐욕을 이용해 기밀을 넘겨받은 사례나, 푸틴 체제 하의 올리가르히들이 서방 자본으로 기반을 다진 ‘도둑 정치’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경제적 유혹으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능숙하다고 지적합니다. 러시아와의 거래가 단순한 평화 협정을 넘어 서방의 가치와 리더십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쟁의 새로운 쟁점과 나토의 결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전장에서는 새로운 쟁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50km 요새 벨트’입니다. 이 지역은 러시아의 서쪽 진격을 저지해 온 중요한 방어선으로, 우크라이나 군이 사수하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지역이 종전 협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습니다. 러시아가 이 요새 벨트를 확보한다면 전략적 우위를 굳힐 수 있고,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의 후퇴를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토는 이런 위기감 속에서도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최근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나토 사무총장은 내년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회원국들이 매월 1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방식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어 미래의 지원 체계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답변을 기다리며 다음 수를 고민 중이고, 러시아는 전장의 우위를 이용해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유럽은 불신에 휩싸인 채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쟁의 종식은 여전히 요원해 보이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부딪치는 이 협상의 행보가 유럽의 안보 질서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