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뒤에 숨은 '200조' 환원 카드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최대 2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KB증권은 잉여현금흐름(FCF) 증가를 근거로 환원액이 기존 9조 8,000억 원에서 최소 100조 원, 최대 20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유진투자증권 역시 120조 원 수준의 환원을 예상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현재 주가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7%를 훌씬 넘어서게 되어, 주가 재평가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한 편입니다. 코스피는 6,3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최근 한 달간 각각 19%, 17%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진짜 시장을 깨울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금 창출력이 뒷받침하는 재무 여건
이런 대규모 환원 전망이 나오는 데는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7% 급증한 약 112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록인데요. 특히 성과급 충당금 17조 원을 제외하면 실제 이익은 106조 원 이상으로, 한 분기에 지난 3년 합산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셈입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FCF가 올해 185조 7,000억 원에서 내년 364조 4,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에 약 50%의 환원율을 적용하면 주주환원 규모가 100조~200조 원에 근접하게 됩니다. 사실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최소 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HBM 시장도 호황을 맞고 있어 현금 창출력은 더 강화될 전망입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글로벌 D램 시장 1위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론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이례적 상황은 여전히 시장의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환원 확대를 둘러싼 잡음과 시장 전망
SK하이닉스도 주주환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초 연내로 예정했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3분기 중으로 앞당겼으며,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현금배당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주가가 미국 ADR 상승분과 괴리를 보이는 등 여전히 불만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딜레마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막대한 이익을 주주환원에 쓸 것인지, 아니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으로 임직원에게 나눠줄 것인지를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나서 성과급 배분 구조의 개선을 언급했고, 주주단체는 대표이사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경영진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합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0만 원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인 매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며 보합세를 보이는 등, 호재와 실제 주가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