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과 6세 딸의 편지
지난 10월 16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진압 중이던 김진석 소방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순직했고, 동료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이 부상을 입었는데요. 고인의 6세 딸 하윤이가 빈소에 남긴 손편지가 공개되면서 국민의 애도가 이어졌습니다. 편지에는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라는 글과 함께 소방차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김 소방위는 11년 차 베테랑으로, 결혼 8년 차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두고 있었습니다. 사고 직전까지 가족과 함께 새 아파트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빈소를 찾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고, 소방청은 고인을 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시켰습니다.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될 예정입니다.
화재 원인과 수사
화재는 3층 세척실에서 시너를 이용한 금속 세척 작업 중 발생한 인화성 유증기에 정전기나 마찰열로 불꽃이 튀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장에는 시너 깡통 수십 개와 페인트통 수백 개가 쌓여 있었고, 스프링클러나 방폭 장비는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33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려 업체 대표와 직원들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위험물 취급 허가 없이 물질을 보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험물관리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쟁점입니다.
유족 측은 화재 당시 공장 안에 구조할 사람이 없었는데도 무리하게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방 당국은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다는 입장인데요. 현장 지휘 체계와 안전 관리 실태를 둘러싼 진상 규명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약속과 과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방관의 헌신에 합당한 예우를 약속했습니다. 소방 안전과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국민의힘도 국정감사에서 관련 사안을 다루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소방관 순직 사고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험물 관리 감독 강화와 현장 대응 매뉴얼 개선, 소방 인력 확충 등이 과제로 꼽힙니다.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가 이어져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