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서비스 산업이 매출과 고용에서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은 전년보다 2.8% 줄어든 213조 1,300억원, 종사자 수도 2.8% 감소한 77만 9,48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업체 수도 소폭 줄었는데요. 이는 부동산 시장의 뚜렷한 침체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거래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공인중개업과 개발업의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임대업과 관리업은 오히려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업종별로 명암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는 겁니다. 전체적인 숫자가 보여주는 감소세 뒤에는 시장 구조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은 위축, 임대업만 유일한 희망
가장 눈에 띄는 건 전체 매출과 고용이 함께 줄었다는 점입니다. 매출 213조 원은 국내 총생산(GDP)의 약 8.3%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이렇게 큰 산업의 매출이 줄었다는 건 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종사자 수가 약 2만 3,000명 가까이 감소한 점도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사업체 수는 28만 2,000여 개로 전년 대비 0.2% 소폭 감소했는데, 신규 진입보다 기존 사업체의 퇴출이 더 많았음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전반적인 위축은 부동산 개발업의 부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개발업 매출은 11조 7,000억원이나 감소한 107조 1,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개발 사업이 위축되면서 관련 업계의 매출과 일자리가 동시에 줄어든 겁니다. 공인중개 서비스업의 사업체 수도 5.8%나 급감한 10만 7,000여 개로 조사됐습니다. 주택 매매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생존이 어려워진 중소 중개업체들이 문을 닫은 영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침체 속에서 빛나는 임대와 관리업
흥미로운 점은 모든 업종이 나쁜 성적표를 받은 건 아니라는 겁니다. 임대업은 오히려 매출이 3조 9,000억원 증가한 46조 5,000억원을 기록했고, 사업체 수도 6.2% 늘었습니다. 관리업의 사업체 수도 소폭 증가했는데요. 이는 시장 침체기라도 사람들은 살 곳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매매가 아닌 임대 수요는 상대적으로 탄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집을 사지 못하거나 사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전세나 월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임대 및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안정적이거나 증가한 셈입니다.
결국, 이번 조사 결과는 부동산 시장이 '거래'에서 '유지와 이용'으로 무게중심이 조금씩 옮겨가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금융서비스업과 감정평가업의 매출이 소폭 증가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시장이 불확실해지면 오히려 전문적인 자문과 평가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고령화된 업계, 체감은 조금 나아져
이 산업의 구조적 특징도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바로 높은 고령화율입니다. 부동산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90% 가까이가 50대 이상입니다. 특히 사업체 대표자의 88.1%가 50대 이상이어서, 업계의 신진대사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별로는 남성 비율이 62.3%로 더 높았지만, 공인중개 서비스업만은 여성 비율이 54.2%로 더 높은 독특한 구성을 보였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있다면 업계의 체감 경영 성과 만족도가 소폭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전년 2.3점에서 2.6점(5점 만점)으로 올랐고, '나쁘다'는 부정 평가 비율도 크게 줄었습니다. 매출과 고용 지표는 악화됐지만, 오히려 가장 힘든 시기를 버텨낸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체감상의 안도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해보면, 지난해 부동산 서비스업은 시장의 냉각과 함께 전반적인 규모 축소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업종별로 다른 속도를 보이며, 특히 임대와 관리 같은 안정적 수익 모델을 가진 분야는 오히려 기회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된 산업 구조는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있지만, 업계 스스로가 느끼는 전망은 가장 어두웠던 때보다는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가 전하는 복합적인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