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곧 경쟁력인 시대
중국이 피지컬 AI 분야에서 데이터 확보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해선 단순한 소프트웨어 데이터가 아닌,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핵심인데요. 텐센트 투자로 유명한 애지봇은 대규모 데이터 수집 공장을 운영하며 하루 3만~5만 건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중국이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죠.
중국의 데이터 확보 전략은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애지봇이 공개한 오픈소스 데이터셋 '애지봇 월드'는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도 활용될 정도로 질적 수준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생태계 전체를 주도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완결형 생태계 구축한 중국
중국의 강점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완전한 산업 생태계에 있습니다. 장삼각(상하이), 주강(선전), 징진지(베이징) 등 3대 로봇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완제품, 부품, 시스템 통합까지 자체적으로 해결 가능한 구조를 갖췄는데요. 각 클러스터는 자동차, 가전, 특수목적 로봇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눈에 띕니다. 로봇 제조 기업부터 사용자, 부품사, 연구기관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이러한 지원 체계는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제8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는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위수테크의 격투 로봇 'G1'부터 노이라 로보틱스의 상용 인지 로봇 MAiRA까지, 실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로봇들이 주목받았습니다.
인재 양성에서도 앞서가는 중국
중국의 또 다른 강점은 풍부한 인재 풀입니다. 지난해 중국 대학의 로봇 관련 전공 재학생 수는 58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한국 수능 응시생 전체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전 세계 로봇 관련 전공자의 42%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는 셈이죠.
교육과 산업의 연계도 매우 긴밀합니다. 독일 프라운호퍼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대학 연구와 산업 현장을 일체화하고 있어요. 국가 중점연구실이 기업과 직접 연결되어 기술 상용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공신부 야오자 부사장은 최근 시각, 언어, 동작 파운데이션 모델의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할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한국의 현실과 과제
한국은 피지컬 AI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확보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개방 사이트 'AI 허브'가 기초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지만, 데이터 다양성과 국제 호환성, 실시간 데이터 부족 등의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AI로봇산업협회 이경준 본부장은 "중국 로봇 부품의 품질이 이미 일반 산업 기준을 충족했으며, 최근에는 고성능 부품 개발로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는 서보모터와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에 차질을 빚어 국내 부품사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죠.
한국의 로봇 수출 시장도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과거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미국으로 중심이 옮겨졌는데, 이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반영합니다. 중국은 자국산 제품을 우대하고 일본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한국 기업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헬스케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로봇 행동 데이터, 센서 데이터 등 심층 데이터셋의 단계적 구축과 개방이 필요합니다. 구축된 데이터는 항만, 공장, 병원 등 거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환경과 연계되어 활용되어야 합니다. 실세계 데이터와 합성 데이터를 포괄하는 피지컬 AI 학습용 데이터 수집을 가속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중국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한국도 데이터 확보와 인프라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점입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데이터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