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모텔 흉기난동, 성범죄 전과자의 SNS를 통한 청소년 접근과 재범 우려

네동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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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5일 오후 1:48

발행: 2025년 12월 4일 오전 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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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모텔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10대 2명과 가해자 20대 남성이 사망했다. 가해자는 과거 미성년자 성범죄로 징역 5년을 살고 출소 5개월 만에 SNS 오픈 채팅방으로 또 다른 10대들을 접촉해 비극을 일으켰다. 범행 2시간 전 흉기를 구매한 정황이 확인되며 계획 범죄 가능성이 제기됐고, 피해 여학생에게 호감을 느꼈으나 남자친구 존재에 분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은 성범죄자 재범 방지 시스템의 한계와 SNS·숙박시설을 통한 청소년 접근의 위험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온 '하지 마' 외침

지난 12월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모텔에서 들려온 112 신고에는 고함과 함께 ‘하지 마’라는 비명이 섞여 있었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비극이 끝난 뒤였죠. 객실 안에는 흉기에 찔린 중학생 2명과 중상을 입은 또 다른 학생 1명이 있었고, 범인으로 지목된 20대 남성 A씨는 3층 창문에서 뛰어내린 상태였습니다. 결국 A씨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이 참사는 단순한 충동적 범죄가 아니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범행 약 2시간 전에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매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계획 범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건, A씨가 과거에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비슷한 수법으로 또 다른 10대들을 접촉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반복된 SNS 접근과 성범죄 전력

이번 사건의 피의자 A씨는 2019년에도 SNS를 통해 14세 여중생을 알게 돼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재판부 판결문에는 그가 10대 시절인 2016년에도 다른 10대를 강제추행한 전력이 드러났고, 검찰은 성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음’으로 평가해 전자발찌 부착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형과 보호관찰 명령으로도 재범을 방지할 수 있다며 이 요청을 기각했죠. 그는 올해 6월 출소했고, 누범 기간 중이던 지난 11월 중순, 다시 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이번 피해자인 14세 B양과 C양을 알게 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SNS를 통해 미성년자를 유인했다는 점에서 수법이 판박이였고,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일관된 범행 패턴으로 보입니다.

경찰 조사와 생존한 친구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B양에게 호감을 느껴 사건 당일 그녀를 모텔로 불렀습니다. B양은 친구 C양과 함께 방문했고, A씨는 C양을 객실 밖으로 내보낸 후 B양과 단둘이 있었습니다. 이후 C양이 B양의 남자친구와 다른 친구를 불러오면서 상황은 급변했죠. A씨는 B양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친 있다니’라는 분노가 범행의 직접적인 동기로 추정되고 있지만, 그 배경에는 성범죄 전과자로서의 일탈적 성적 환상과 통제 욕구가 자리 잡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청소년 보호 시스템의 허점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사회적 시스템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첫째는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검찰이 재범 위험성을 지적하며 전자발찌 부착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를 기각한 결정이 이번 비극을 막지 못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둘째는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하는 SNS 공간과 모텔이라는 장소의 관리 문제입니다. A씨와 피해 청소년들은 모두 ‘오픈 채팅방’이라는 비교적 개방된 공간에서 만났습니다. 또한, 사건 현장이 된 합성동 일대 모텔은 2년 전에도 청소년들이 신분증 확인 없이 투숙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취재 결과, 일부 모텔은 미성년자 출입을 막는다는 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규정이 있더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남교육청은 사건 직후 피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긴급 심리 지원팀을 투입하고 특별상담실을 설치하는 등 2차 피해 방지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후 대응일 뿐, 근본적인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건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도교육청은 향후 경찰, 지자체와 협력해 학생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숙박업소 등에 대한 청소년 보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 실효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남은 질문과 교훈

가해자가 사망하면서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부검과 휴대폰 포렌식, CCTV 분석을 진행 중이지만, 당사자의 입을 통한 진술을 들을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남긴 가장 큰 질문은, ‘과연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까’입니다. 성범죄자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재활 시스템, SNS 공간에서의 청소년 보호 장치, 그리고 숙박시설의 관리 감독.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더 견고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이 사건은 개인의 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어떤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합니다. 슬픔과 공포가 가시기도 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계각층의 실질적인 논의와 조치가 이어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