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이 남긴 해석 논란
올해 3월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서 노동쟁의 대상 범위가 크게 넓어졌습니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포함된 것인데요. 입법 취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노동자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데 있었습니다.
문제는 현장에서 해석이 너무 확대된 겁니다. 경영계는 M&A, 사업부문 양수도, 공장 증설 같은 핵심 경영 판단이 노조의 교섭 대상이 되는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주요 우려였습니다.
실제 사례도 잇따랐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업성과의 약 12%를 성과급으로 확보한 데 이어,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는 조합원 84%가 반대했는데도 2027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정부, 시행령과 해석지침 사이에서 고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N% 성과급'과 공장 증설 같은 사안들이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도 노사 양측이 법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세부 기준을 빠르게 정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시행령 개정과 해석지침 수정, 크게 두 가지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절차가 복잡한 시행령보다 해석지침을 바로잡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힙니다. 이미 정부는 해석지침을 통해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리해고처럼 근로조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경우는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판결과 해법, 그리고 남은 과제
이번 논의에서 주목할 만한 판결이 있습니다. 올해 1월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임금으로 분류되지 않은 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입니다.
하지만 해석지침 수정만으로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해석지침이 어디까지나 행정부의 입장에서 내린 해석일 뿐이라고 짚었습니다. 법원의 판단이 다를 수 있고,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법 개정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기존에 노조와 체결된 성과급 합의의 효력 문제, 해석지침에 반하는 소송이 제기될 경우 재판부의 입장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경영 자율성과 노동자의 교섭권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향후 시행령 개정이나 법안 수정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