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서 화물기로, 인천공항의 도전
인천국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에서 보잉 777-3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꾸는 고난도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이케이씨에스(IKCS) 시설에서 진행되는 이 공정은 기존 좌석과 내장을 철거하고 100t 규모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동체 구조를 보강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기체에 대형 화물창을 뚫고 정밀하게 뼈대를 설치하는 작업은 미국 연방항공청의 인증을 받아야만 가능한 최고 난도의 기술이죠.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을 제외하면 인천공항이 유일하게 이 개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해외 유출 수요, 국내 기술로 흡수하다
국내 항공 정비 시장 규모는 약 3조 9천억 원에 달하지만, 그중 60%가 넘는 2조 4천억 원어치의 수요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화물기 개조 사업은 이런 구조를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이스라엘 기술자들이 국내 인력을 교육했지만, 2025년부터는 파견 인력 없이 독자적인 개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협업도 눈에 띄는데요. 경남 사천의 아스트와 40여 개 협력사가 대형 화물창과 4천여 개의 부품을 생산했고, 인천의 혜성솔레노는 18억 원 규모의 정비 플랫폼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핵심 부품과 정비 기술을 국내에서 자체 조달하며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글로벌 MRO 허브를 향한 청사진
세계 항공 정비 시장은 2035년 224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인천공항은 이 거대한 시장을 잡기 위해 235만㎡ 부지에 첨단복합항공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항공 등 3개 앵커 기업을 유치했고, 2029년부터는 연간 6대의 보잉 777 개조와 중정비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인천공항공사는 2032년까지 전문 기업을 추가로 유치해 개조부터 도장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목표입니다. 해외로 새어 나가던 정비 수요를 국내로 되돌려받으며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