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의 하락, 하지만 그림은 복잡하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전월 대비 0.59% 떨어진 수치인데요,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 하락 곡선이 서울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한 동남권은 가격이 꺾인 반면, 강북구, 강서구, 동대문구 같은 비강남권 지역에서는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자체는 61주째 상승 중이지만, 지역별로 뜨고 지는 곳이 뚜렷이 갈리면서 시장이 한방향으로 가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지역별 편차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강남이 하락한다고 해서 서울 전체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일부에만 국한된 효과를 낳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통계 하나로 시장을 판단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책이 만든 급매물, 바뀐 매수 주체
이번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정부 정책입니다. 지난 6월 이후 4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이 이어졌고, 그 핵심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됐습니다. 세금 부담을 예상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진 것이죠. 특히 강남 3구에서 그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달 강남3구의 신고가(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나 급감했습니다. 강남구는 90% 가까이 줄었습니다.
거래된 물건의 가격대도 확 낮아졌습니다. 강남구 상위 10개 아파트의 평균 거래 가격은 1년 새 약 21.7% 하락했고, 서초구도 22.1% 떨어졌습니다. 단순히 거래가 적어진 수준이 아니라, 고가 매물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입니다. 여기에 매수를 주도하는 세력도 바뀌었습니다. 과거 강남권은 다주택자나 투자자들이 고가 매물을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주류를 이루면서 가격 상승을 몰고 갈 힘이 약해졌다는 분석입니다.
안정인가, 반등인가… 미래는 아직 불확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큽니다. 낙관적인 관점은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면 매물이 시장에서 '잠길' 수 있어 공급이 줄고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비관적인 시각은 이번 하락이 본격적인 조정의 시작일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 같은 대외적 불확실성, 그리고 공시지가 현실화나 종합부동산세(보유세) 인상 논의 같은 추가 정책 변수가 여전히 시장 위에 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난항입니다. 지금까지의 대책이 강남 지역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잡는 데는 일정 부분 효과를 봤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서울 전체로 보면 지역 간 온도차가 심해져 안정이라 부르기엔 어색합니다. 다음달 10일 이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는데, 이 시점을 앞두고 실거주자들의 불안이 커져 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기존 대책의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면서도, 시장의 이 같은 균열 현상을 메우기 위한 보완책을 고민해야 할 단계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