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랑스, 140년 우정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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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일 오후 12:50

발행: 2026년 4월 2일 오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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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한-프랑스 관계가 전략적 격상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140년 관계를 바탕으로, AI·원자력·수소 등 첨단 기술 협력을 통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지정학적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은 실무 차원에서도 반도체, 친환경 자동차 등 전략산업 협력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유럽 정상의 방한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남다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고, 3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수준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방문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기고한 글은 양국 협력의 방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핵심은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심화된 전략적 조율'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주주의 가치로 뿌리내린 140년

두 나라의 연결고리는 생각보다 깊고 오래되었습니다. 1886년 체결된 조불수호통상조약이 관계의 출발점이었고, 이후 독립운동가들의 파리 활동, 6.25 전쟁 당시 프랑스군의 참전, 그리고 프랑스 TGV 기술이 기반이 된 KTX 고속철도망 구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이 관계의 근본을 '민주주의 가치'에서 찾았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국민주권 사상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으며, 한국의 지적 전통도 루소나 몽테스키외 같은 프랑스 사상가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최근 한국의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일컫는 '빛의 혁명'에서도 그 정신이 재확인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신뢰는 단순한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 함께 나아갈 전략적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과 경제 안보 협력이 핵심

현실적 협력의 축은 첨단 기술과 경제 안보 분야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인공지능(AI), 원자력, 수소 기술, 우주 산업을 핵심 협력 분야로 꼽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에 경제 안보와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의지는 마크롱 대통령 방한 직전인 2일, 실무 차원에서도 구체화되고 있었습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프랑스 최대 경제단체인 메데프(MEDEF) 대표단을 만나 반도체, 친환경 자동차, 저탄소 공급망 등 전략산업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양국이 가진 기술력과 산업 기반을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한국 정부는 프랑스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환경 개선 의지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문화 교류와 지정학적 균형의 교차점

협력의 또 다른 축은 문화와 지정학적 균형입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영화, 음악, 음식, 디자인이 프랑스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적 교류가 국민 간 우정과 신뢰를 다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양국 협력은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유럽의 핵심 국가이고, 한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양국의 협력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분열되고 불확실한 국제 질서 속에서 안정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단순한 의전 행사를 넘어, 첨단 산업 협력에서부터 지역 안보 협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성과를 도출할지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140년의 우정이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구체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