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 2시간 만에 벌어진 허위 종결
5월 15일, 제주서부경찰서에 30대 여성 장 모 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그런데 당직 중이던 부 경장은 수색 시작 2시간 반 만에 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안내하며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 거짓말이었다는 점인데요. 부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이라는 이유를 입력하고 관련 기록을 삭제했습니다.
이후 두 달이 흘러 가족들이 재신고를 했을 때도, 경찰은 부 경장의 말만 믿고 시스템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실종 당일의 결정적 단서를 놓치고 수색은 크게 지연되었는데요. 부 경장은 이 사건을 허위 종결한 뒤에도 피해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4차례나 조회한 것으로 드러나 그의 행적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104일 만에 찾은 시신과 풀리지 않는 의문
실종 신고 104일 만인 지난 8월, 장 씨의 시신은 제주 한림읍의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시신 발견 장소는 평소 장 씨가 무서워하던 곳으로 알려졌고, 날카로운 가시로 둘러싸인 농장 안쪽이라 지역 주민들도 두꺼운 작업복 없이는 들어가기 힘들다고 증언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목뿔뼈 골절이 확인됐지만, 부패가 심해 사인 확정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으나, 초기 대응 미흡으로 주변 CCTV 118대의 영상이 보존 기간 만료로 삭제되어 사망 경위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편 부 경장은 이 사건과 별개로 경찰서 여자 화장실 침입 혐의로도 DNA 증거가 나와 추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무너진 신뢰와 치안 안전망 보완 과제
이번 사건으로 제주 경찰의 실종 신고 처리 시스템의 허술함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유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해당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또한 CCTV 보존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60일로 확대하고, 경찰과 소방 등이 함께 대응하는 공동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제주를 방문해 허위 종결의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는지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제주가 통계상 범죄율 1위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직무유기를 넘어 지역 전체 치안 체계의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