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철강산업
미국의 50% 철강 관세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직면한 국내 철강업계가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여야는 이달 중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인데요, 정부는 이미 57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패키지를 포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며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철강 관세 협상이 제외되면서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대미 철강 수출이 27% 급감하는 등 실질적인 타격이 이어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K-스틸법 통과는 단순한 법제도 개선을 넘어 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불공정 수입 차단과 구조조정의 이중전략
정부의 대응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뉘는데요, 하나는 중국산 저가 철강의 불공정 수입을 차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급 과잉 품목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특히 철근 부문부터 자율적 설비 조정을 유도하며, 세제 인센티브 등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제강사들은 공장 가동 중단이나 폐쇄를 단행하는 등 이미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접근 방식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지원책 중 하나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가 빠진 점이 특히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전기료 부담 없이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주장이죠. 또한 자율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품질증명서 의무화로 우회수입 차단
불공정 수입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품질성적증명서(MTC) 제출 의무화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인도 등 주요국은 이미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인데요, MTC에는 생산 공정, 원산지, 품질 인증 정보 등이 담겨 있어 HS코드 오류 및 생산자 정보 부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판재류와 반덤핑 규제 품목부터 적용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포스코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협력해 총 4000억 원 규모의 철강 수출공급망 강화 지원에 나섰습니다. 무역보험공사 보증서를 발급받은 기업에는 최대 2%포인트의 대출 금리 감면 혜택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녹색전환과 고부가가치로의 도약
K-스틸법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철강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화와 고부가가치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자해 고망간강, 자동차 경량화 강판 등 10대 특수강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수탄소강 분야는 미래 유망 산업으로 선정되어 집중 지원될 예정입니다.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효율성 제고도 함께 추진될 계획입니다.
정치적 변수와 업계의 기대
현재 K-스틸법은 여야 106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한 초당적 법안이지만, 정국 경색으로 인해 통과 시기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민주당 측은 법안을 먼저 통과시킨 후 시행령 단계에서 미비점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동시에 '멜트 앤 푸어' 방식 도입 등 더 강력한 규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조치들이 무역 장벽으로 인식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철강업계의 미래는 이번 K-스틸법 통과와 함께 하는 구조개혁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