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기다림 끝에 잡힌 주범
2016년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사업가 피살 사건의 주범이 무려 10년 만에 검거되었습니다. 전직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 라파엘 둠라오는 지난 6월 9일 마닐라 케손시티의 한 주택에서 필리핀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번 검거는 한국과 필리핀 당국이 긴밀하게 공조한 결과로, 장기 미제였던 사건에 마침표를 찍게 된 계기입니다.
둠라오는 2016년 10월 하급 경찰관들과 공모해 고 지익주 씨를 자택에서 납치했습니다. 이후 경찰청 주차장으로 끌고 가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당시 마약 단속을 가장한 범행이라 현지 교민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2024년 항소심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었음에도, 체포영장 발부가 늦어지는 틈을 타 도주했고 약 1년 9개월간 행방을 감춰왔습니다.
대통령의 직접 요청과 외교적 성과
이번 검거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심과 외교적 노력이 깔려 있습니다. 지난 3월 필리핀 국빈 방문 당시 이 대통령은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직접 범인 검거를 요청했는데요. 유가족의 간절한 바람과 현지 교민 사회의 염원이 정상회담 테이블 위에 오른 것입니다. 대통령의 직접적인 외교적 압박과 현지 공관의 끈질긴 수사 지원이 맞물리면서 도주 1년 9개월 만에 체포라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겁니다.
이 대통령은 검거 소식이 전해지자 SNS를 통해 10년 넘게 고통 속에서 진실을 기다려온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습니다. 또한 세계 어느 곳에서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재확인하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해외 교민 안전망의 과제
사실 이번 사건은 해외 체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코리안데스크, 필리핀 경찰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는데요. 앞으로도 이런 공조 체계를 더욱 견고히 해서 재발 방지와 신속한 초동 대응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관계 기관과 필리핀 당국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이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이번 검거가 단순히 한 건의 사건 종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