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도 걸린 우표 도박
가평 계곡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은해가 구치소에서 우표를 판돈으로 도박을 벌이다 적발됐습니다. 지난해 구치소에서 A4 용지를 잘라 만든 카드로 도박을 하다 규율 위반으로 금치 9일 처분을 받은 건데요. 금치는 별도 거실에 수용해 공동생활을 제한하는 징벌입니다.
판돈은 장당 3,830원짜리 등기우표였습니다. 화투와 바둑, 오목은 물론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는 방식까지 동원됐고, 하루에 25만 원 상당의 우표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한 번에 100만 원어치를 잃은 수용자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4년 새 1,000명 넘게 적발
문제는 이은해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최근 4년간 전국 교정시설에서 우표를 걸고 도박을 하다 적발된 수용자는 1,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우표는 도박 칩을 넘어 사실상의 화폐로 쓰이고 있습니다. 우표를 많이 쥔 수용자는 빨래나 설거지 같은 허드렛일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시켰고, 외부 수발 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우표깡까지 등장했습니다. 업체가 액면가의 30%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를 영치금 계좌에 넣어주는 구조인데요. 스포츠토토 베팅을 받아놓고 잠적한 업체까지 나오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났습니다.
늘어난 우표 구매액, 남은 과제
수요가 늘면서 규모도 커졌습니다. 전국 교도소의 우표 구매액은 4년 만에 약 50억 원 늘었고, 지난해 150만 원 이상 우표를 산 수용자는 980명에 달했습니다. 다만 구매한 우표 전부가 도박에 쓰인 것은 아닙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 의원은 우표 거래가 외부 불법 조직과 연결될 가능성을 짚으며 엄정한 근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교정시설이 교화라는 본래 역할을 하려면, 대용화폐처럼 굳어진 우표 유통을 어떻게 손볼지가 남은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