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나온 사과, 평가와 지적이 공존한 이유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가운데 과거의 큰 상처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지난 7월 1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인데요.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와 탈당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입힌 아픔에 대해 깊이 사죄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일부 내용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곽 의원은 SNS를 통해 김 전 총리가 자신의 오판과 부족함을 인정한 것은 늦었지만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 전 총리가 사과와 함께 내놓은 과거에 대한 해석에는 명확한 이견을 표명했는데요. 당대표 선거가 과열되면서 후보자들이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포장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덧붙였습니다.
'충정'이라는 표현을 둘러싼 해석의 분열
논란의 핵심은 김 전 총리가 인용한 노 전 대통령의 평가입니다. 김 전 총리는 과거 자신의 선택이 정권 창출을 위한 충정이자 합리적 선택이었다고 노 전 대통령이 정리해주었다는 취지로 언급했습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으로 알려진 책 '운명이다'의 내용을 근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곽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는 해당 표현이 노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어나 판단이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운명이다'는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후 유시민 작가가 고인의 말씀과 자신의 생각을 혼합해 정리한 책이며, 문제가 된 문장은 유 작가 개인의 평가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곽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실제로 김 전 총리의 탈당을 충정으로 정리해준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2002년의 기억과 정치적 화해의 새로운 시험대
2002년 이른바 '후단협 사태'는 당시 새천년민주당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김 전 총리는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이유로 단일화와 사퇴를 촉구하며 탈당했고, 이는 정치적으로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후 2008년 공식적인 화해가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과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입니다.
사실 이런 사과는 정치적 상징성이 큽니다. 민주당 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후보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후단협 사태는 민감한 과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 전 총리의 봉하마을 참배와 사과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 통합의 정치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읽히지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이번 사과가 당원들의 마음을 얼마나 돌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곽상언 의원이 사과 자체는 긍정적으로 봤다고 한 만큼, 앞으로 후보 간의 과거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