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에서 벌어진 참사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 1로 패배했습니다. FIFA 랭킹 61위로 조 내 최약체로 꼬히던 남아공을 상대로 68%에 달하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정작 슈팅은 4개에 그치며 득점 기회를 거의 만들지 못했습니다. 점유율과 경기 내용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 셈입니다.
이번 패배로 한국은 1승 2패 승점 3점으로 조 3위로 밀려났습니다. 무승부만 거두어도 32강 진출이 확정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력 진출의 기회를 놓친 것인데요. 이제 12개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만 다음 라운드에 나설 수 있는 규정에 따라 다른 조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반면 남아공은 월드컵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하며 현지에서 대형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새벽 3시에 경기가 열렸음에도 잠옷 차림의 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노래와 춤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습니다.
손흥민 선발 제외와 전술적 혼란
이번 경기에서 가장 큰 화두는 주장 손흥민의 선발 제외였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1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록을 이어오던 손흥민이 처음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는데요. 일부 보도에 따르면 선수 본인도 경기 당일 미팅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에 공간이 생기면 손흥민을 투입해 뒷공간을 공략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손흥민은 곧바로 실점이 터지면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남아공은 밀집 수비로 전환하며 남은 시간을 버텼습니다. 결과적으로 파격적인 용병술은 악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경기 내내 한국은 전술적 색채가 옅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강인이 패스 경로를 찾지 못해 후방까지 내려와야 했고,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미드필드에서 숫자 싸움에 밀리는 장면이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김민재가 교체되는 장면이 포착되며 팀 내 소통 문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는데, 홍 감독은 종아리 부상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감독 책임론과 불확실한 32강행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선수단 내부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 한편,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선수들의 활동량 데이터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며, 전술을 준비한 본인의 역할이 잘못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경기력 저하의 구체적인 이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안정환은 칼럼을 통해 이번 경기를 3경기 중 최악이라고 규정하며 감독의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생방송 리뷰에서는 김영광 전 골키퍼가 홍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고, 외신들 역시 점유율만 높았을 뿐 창의성이 전혀 없었다는 혹평을 내놓았습니다. 신문선 위원은 손흥민 벤치 기용을 모욕으로 규정하며 한국 축구의 뿌리가 썩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팬들의 피해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국 진출을 예상하고 LA행 항공권과 티켓을 미리 예약한 붉은악마들은 강제 관광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경기 티켓값은 반토막 났습니다. 이제 한국 축구의 운명은 다른 나라 경기 결과에 달려 있으며, 설사 32강에 오르더라도 독일 같은 강호를 만날 가능성이 커 앞날이 결코 밝지만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