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회담이 흔든 미일 동맹
미중 정상회담을 둘러싼 표현 한 줄이 일본을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월 25일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으로 함께 싸운 역사를 거론하며 양국 관계를 부각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맹국'이라고 칭했고, 시진핑 주석은 '80여 년 전 양국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에 맞섰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이 배포한 회담 설명서에도 같은 취지의 문구가 담기면서 파장은 더 커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대일 비판에 미국이 동조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회담 전 다카이치의 노림수
사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번 회담을 미리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 9월 22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중 정책을 조율한 겁니다.
당시 일본은 대만해협 주변 중국의 군사 활동과 희토류 등 핵심 물자 수출 제한, 센카쿠 열도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올렸습니다. 일본의 핵심 이익이 미중 간 '빅딜'에 협상 카드로 쓰이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였죠. 다카이치는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성과를 부각하며 방위비 추가 부담 요구를 차단하는 데도 나섰습니다.
남은 변수와 전망
결국 다카이치는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9월 26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약 20분간 긴급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이 이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배경에는 지난 2025년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의 대만 공격을 '존립위기사태'라고 언급한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중일 관계가 자리합니다. 미중 정상회담은 연내 두 차례 더 예정돼 있어,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대중 접근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계속 살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는 가을 미일 정상 간 대면 회담 성사 여부와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 방향이 동북아 안보 공조의 수위를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