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전문에 새기겠다는 약속
5·18 민주화운동 46주기를 맞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뜻깊은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시민들과 함께 자리해 “39년 만의 개헌이 무산되고 5·18 정신을 헌법에 새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죄했습니다. 그는 불법 계엄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적 요구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앞서 우 의장은 여야 6개 정당과 함께 5·18 정신 명시를 포함한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2026년 초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과 필리버스터 예고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이날 사죄는 그 약속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정치권의 책임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읽혔습니다.
처음 참석한 정부 대표
전야제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공식 참석해 축사를 낭독했습니다. 민간 주도 행사에 정부 장관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권 장관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46년 전 광주 시민들이 외친 오월 정신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되었다며, 여야 합의를 통한 조속한 헌법 개정을 희망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월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민주대성회를 재구성한 마당극 등이 진행되며 추모 열기를 더했습니다.
잊혀진 희생자의 진실
한편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는 ‘오월의 꽃, 오늘의 빛’이라는 주제로 5·18 46주년 기념식과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이세종 열사는 1959년 김제에서 태어나 전북대 농학과에 재학 중 1980년 5월 17일 농성에 참여했다가 다음날 학생회관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에는 추락사로 발표됐지만, 1993년 검안과 2024년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결론에 따라 최초 희생자로 밝혀졌습니다. 심영배 전북행사위원장은 “5·18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로 소환된 정신”이라고 강조했고,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는 이세종 열사의 용기를 칭송했습니다. 이날 전북도는 여러 학교와 광주 금남로 등에서 추가 추모식을 진행하며 오월 정신을 이어갔습니다.
5월 18일 오전 11시에는 5·18 민주광장에서 보훈부 주관의 제46주기 정부 공식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4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헌법 수록과 진실 규명이라는 과제를 남긴 채, 오늘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