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라인만 총출동한 이유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을 당일치기로 찾았습니다. 표면적 명분은 6·25 참전 기념이었지만, 수행단 구성은 사뭇 달랐습니다. 군부 핵심 인사 대신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등 외교 라인이 앞장섰고, 공개된 영상에는 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나란히 붙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여러 차례 담겼습니다.
국정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북미 대화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참전 기념이라는 명분 뒤에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 조율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직 접점은 없지만
다만 북미 양측은 대화 조건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입니다. 국정원은 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으면서,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중국에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은 높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의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습니다.
한국으로서는 불편한 대목도 확인됐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이 제공하는 일부 위성영상 정보가 제한됐고, 국회의원 비자 발급 보류와 연합훈련 사전 통보 부재까지 겹치며 한미 공조에 대한 우려가 국감에서 제기됐습니다. 국정원은 제한 범위가 좁고 자체 정찰 자산으로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나온 내부 동향
이날 국감에서는 김 위원장 딸의 실명이 처음으로 김주애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군사 부문 활동 비중을 60%까지 늘리며 군 지도자 서사를 쌓고, 핵과 미사일 실무에 관여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후계 구도가 단계적으로 공고해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군사 동향도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같은 날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고, 우리 군은 사거리를 고려해 600㎜ 초대형 방사포 KN-25로 추정했습니다. 대화의 문을 두드리는 움직임과 군사적 긴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