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의 새 지도를 그리는 사람들
한국과 미국이 손잡고 추진하는 마스가 프로젝트가 드디어 실체를 갖추었습니다. 지난 23일 워싱턴에서 한미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열고, 양국은 총 15건의 업무 협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협력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한국은 대미 투자 약속액 3,500억 달러 가운데 1,500억 달러를 조선 분야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우리 측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함께한 자리에서 양국은 구두 약보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당연히 미국도 화답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센터 개소식에서 협력의 성패를 가늠할 기준을 단순한 약속이나 회의가 아닌 미국 현지에서 실제로 건조되는 선박의 숫자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마주할 규제 장벽을 상무부 차원에서 직접 없애겠다고 약속하며, 생산 성과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각자의 강점으로 뭉친 빅3
이번 협력의 전면에는 K-조선 빅3가 각자의 특성을 살려 나섰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멘스와 손잡고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3D 데이터로 통합하는 가상 조선소를 구축하며 AI 기반 자율 제조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미국 현대화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겁니다.
한화오션은 방산과 물류를 잇는 이중용도 함정 설계에 집중했습니다. 레이도스 깁스 앤 콕스와 함께 글로벌 전략 수송함을 공동 설계하고, 한화필리조선소와 현지 대학을 연계해 인력 양성과 공급망 구축에 나섰습니다. 삼성중공업은 LNG 벙커링 선박의 기본설계 인증을 취득하고 무인수상정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VR과 AR을 활용한 현지 교육 센터 설립으로 인력난 해소에 기여했습니다. 여기에 HJ중공업은 샌디에이고주립대와 함께 AI 기반 마찰교반용접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며 첨단 기술 협력의 폭을 넓혔습니다.
약속의 끝은 실제 선박입니다
비록 협약의 숫자와 투자 규모가 인상적이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입니다. 미국은 번스-톨레프슨 수정법으로 인해 군함은 현지 건조가 원칙이고, 상선 건조 비용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약속한 선박을 실제로 띄우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 정부는 기존에 확보한 15% 관세 상한선을 지키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마스가 프로젝트가 성공으로 평가받을 날은 미국 조선소에서 나온 선박의 모습이 보일 때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