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북상한 전선
2024년 9월 남해안에서 이틀 만에 창원 529밀리미터, 부산 403밀리미터, 거제 381밀리미터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창원은 시간당 104.9밀리미터를 기록해 1년 강수량의 3분의 1가량이 짧은 시간에 내린 셈입니다. 이런 늦여름 집중호우의 배경으로 동아시아 여름철 전선의 위치 변화가 지목됐는데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와 카이스트 공동 연구진은 1979년부터 2025년까지 47년간의 유럽중기예보센터 재분석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최근 20년을 과거 20년과 비교하니 장마 절정기인 6월 25일부터 7월 15일까지 전선은 약 146킬로미터 북상했고, 9월 10일부터 30일까지는 북상 폭이 약 213킬로미터에 달했습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직선거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원인은 해수면 온도와 제트기류
전선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는 경계입니다. 전선이 북쪽에 머물면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면서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동시에 습도가 높아져 체감 더위도 커집니다. 연구진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상층 제트기류 약화, 수증기 수송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전선이 북쪽에 있을 때 평년 수준 이상의 강수와 더위가 같은 날 함께 나타나는 빈도는 남쪽에 있을 때보다 8배에서 19배 높았습니다. 장기 추세를 제거한 뒤에도 3배에서 9배 높은 수준이 유지됐고, 늦여름 전선 북상이 폭우와 폭염을 동시에 키우는 구조라는 점이 확인된 겁니다. 체감 열 스트레스 지수인 WBGT도 9월 전선 북상과 함께 0.4도 이상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폭우와 폭염 동시 대비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2024년 7월 전북 군산에서 시간당 131.7밀리미터의 폭우가 내렸고, 9월 서울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발령됐습니다. 9월 말 전남 진도에서는 시간당 112.2밀리미터의 호우로 1,5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문수연 박사는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해가 늦게까지 이어지는 만큼 폭염과 집중호우를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침수 예방과 온열질환 대응을 따로 보지 말고 하나의 재난 대응 체계 안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연구진은 전선 위치 지수를 활용해 강수와 더위의 복합 위험을 전망하는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