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에 지정학적 위기까지…에너지 전환, 이제 생존 전략이다

지서스
3개의 관련 기사

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1일 오후 8:37

발행: 2026년 4월 21일 오후 8:37

요약 생성중...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충격이 결합하며 에너지 안보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와 기업은 재생에너지 PPA 활성화와 한-EU 협력 강화로 대응하고, 포항시 같은 산업 도시는 탄소중립 전환을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와 도시의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EU 대사는 최근 “지난 4년 만에 두 번째 에너지 위기를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중동 사태가 원유 수급을 위협하면서,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이 다시 한번 노출된 건데요. 같은 시각, 국내에서는 AI 시대를 앞두고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에너지 당국과 기업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지정학적 충격이라는 현재의 위기와 디지털 대전환으로 인한 미래의 위기가 동시에 다가오는 ‘이중고’에 직면한 겁니다. 이에 정부, 기업, 지자체는 에너지 전환을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닌, 국가와 도시의 생존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재편하고 나섰습니다.

지정학적 충격과 AI 수요, 이중고에 직면하다

아스투토 대사의 지적은 냉정한 현실입니다. 유럽은 2014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28.6%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7.5%까지 끌어올리며 에너지 안보를 일정 부분 확보했는데요. 화석연료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는 지름길임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처럼 전기를 많이 먹는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클라이밋 그룹과 함께 연 ‘AI 시대 에너지 전략대화’에서도 이 점이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의 ESG 현황을 공유하며 정부 정책에 동참할 의지를 밝혔고, 슈나이더 일렉트릭 관계자는 한국의 기반시설 투자가 글로벌 기업의 투자 결정에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PPA에서 한-EU 협력까지, 실마리를 찾다

이런 복합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수단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는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의 활성화입니다. 블룸버그NEF의 데이비드 강 책임자는 PPA가 에너지 비용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고 분석했는데요. 기업에게는 안정적인 청정전력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win-win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국제 협력입니다. 아스투토 대사는 한국과 EU가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안보를 구축하는 일이죠. 기후 대응과 경제 성장이 충돌한다는 과거의 인식과 달리, 이제 녹색 전환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위기 관리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철강도시에서 녹색도시로, 실행의 현장

이 모든 전략이 결국 현장에서 구현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포항시가 ‘2026 세계 기후도시포럼’에서 선포한 비전은 그 실행 사례를 보여줍니다. 철강산업의 상징적인 도시가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거죠. 포항시는 민·관·산·학이 협력한 성공 사례를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선언을 넘어, 2027년 개최를 앞둔 ‘이클레이 세계총회’를 통해 자신들의 혁신 모델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했습니다. 굴뚝 연기의 도시에서 신재생에너지와 녹색 공간의 도시로의 전환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에너지와 기후 위기가 도시의 생존과 직결된 시대에, 지자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미래 설계도일 수 있습니다. AI의 전력 수요와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글로벌 차원의 도전 앞에서, 포항의 움직임은 에너지 전환이 이제 지역 차원에서도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