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km를 넘어선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후방 깊숙이까지 드론 공격 범위를 확대하며 에너지 시설 집중 타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 니즈네캄스크의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을 공격했는데요. 이곳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무려 1,200km 떨어진 곳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해 13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치는 이례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러시아 정유시설 겨냥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고, 과거 방첩 활동이 주였던 SBU의 장거리 드론 운용 능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공격을 민간인 대상 테러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난했는데요, 총선을 앞둔 푸틴 정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실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의 공습 범위는 더 멀어졌습니다. 11일에는 국경에서 2,200km 떨어진 튜멘주 토볼스크 석유화학공장이 타격받았고, 극동 하바롭스크와 이르쿠츠크 지역에서도 화재가 잇따랐습니다. 물론 극동 지역 화재가 우크라이나 소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심장부의 전략 시설이 타격 범위에 들어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보복의 연쇄
양측은 서로의 에너지 공급망을 끊으려는 듯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말 '40일 작전'을 시작으로 와일드베리스 창고 등 민간 유통망을 노렸고, 이어서 정유소와 석유 저장고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정유 산업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자체 개발한 장거리 드론을 활용한 전술이 꽤 먹혀들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사흘 연속으로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나프토가즈의 시추 기지와 생산 시설, 민간 주유소까지 공격했습니다. 세르히 페도렌코 나프토가즈 CEO 대행은 이번 공격의 목적이 겨울철 난방 시즌 준비를 방해하고 민간 항전 의지를 꺾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면 수백만 명의 생존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양측의 이런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는 속출하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크라이나 내 민간인 사상자는 전년 대비 37%나 늘었고, 지난 6월은 전쟁 발발 이후 최다 사상자가 발생한 달로 기록되었습니다.
방공망 붕괴와 국제 지원의 불확실성
이처럼 공중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사실상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습니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의 무기 지원이 중단되면서 요격 미사일이 고갈된 상황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미사일 300발로 구성된 '겨울 패키지'를 긴급 요청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중동 분쟁으로 미국산 무기 비축량이 줄면서 구체적인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도 방공망 지원을 요청했는데요, 북한이 러시아에 5만 명의 병력을 재파병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을 타격하는 능력은 커졌지만, 막을 수 있는 방어막은 점점 얇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러시아의 요격 능력 약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지만, 러시아 경제 악화가 푸틴 대통령의 전략 변화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전쟁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민간인들의 고통이 깊어지는 이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