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법, 여야 정치 공방에 갇히다

한조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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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2월 28일 오전 3:37

발행: 2026년 2월 27일 오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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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 처리 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입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법사위 개최를 요구하는 반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취소와 과거 반대 입장에 대한 사과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구시의회는 통합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지역의 복잡한 입장과 정치적 공략이 얽히며 실질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합의 대신 맞선 여야의 첨예한 조건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TK 통합법) 처리를 두고 국회에서 여야의 공방이 거세집니다. 국민의힘은 2월 임시국회 안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열어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먼저 취소하고, 과거 행정통합 반대 입장에 대한 사과를 내놓을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죠. 추미애 민주당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와 본회의장 보이콧으로 인해 법사위 개최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법안의 실질적 논의보다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조건부 맞대응이 오가는 형국입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뜻과 의원총회 결과를 근거로 민주당에 법사위 개최를 요청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의지만 있다면 당번조를 변경해 처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적극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는 점을 계속해서 문제 삼고 있어요. 이는 광주전남 통합법은 민주당 주도로 처리한 반면, TK 통합법은 보류한 데 대한 정치적 해석과도 맞물린 움직임입니다.

통합을 바라는 지역, 그러나 걱정도 함께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과는 별개로, 당사자인 대구경북 지역의 입장은 다소 복잡합니다. 대구시의회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행정통합에 적극 찬성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동안 통합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는 거죠. 앞서 시의회가 ‘권한 없는 행정 통합은 빈껍데기’라며 졸속 추진을 반대하는 성명을 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 성명이 통합의 대의에는 동의하되, 구체적 내용인 권한 이양과 의원 정수 조정 등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방의회의 요구는 통합을 반대하기보다, 더 완성도 높은 통합을 위한 책임 있는 목소리였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한편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 같은 혼란을 틈타 전통적 보수 지역인 대구에 적극적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는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고 국민의힘을 비판하며 지역 구애에 나섰죠. 민주당 내에서는 대구시장 선거 승리 가능성을 점치며, 대구 출신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차출론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법안 처리 문제를 넘어, 지역 정치 지형 변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으로 읽힙니다. 지역의 실질적 발전을 위한 통합 논의가 정치적 공략의 도구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정치적 계산이 낳은 혼란과 그 전망

논란의 한가운데에는 국민의힘의 과거와 현재가 다른 입장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과거 행정통합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끊임없이 지적하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추미애 위원장은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대전은요?’라고 질문했다는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지도부 내의 이중적 태도를 의심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공방은 법안 처리 자체를 가로막는 정치적 마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다른 지역의 통합 논의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대전·충남 통합의 경우, 양 지역 지자체장의 반대로 사실상 추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민의힘은 현재로서는 대구경북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에요.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대전·충남 통합은 자민구(자기 지역 구축) 차원에서 제안했다가 민주당이 추진하자 반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합니다. 모든 지역 통합 논의가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모습입니다.

당장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사과가 있을 경우에만 구체적 논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그런 전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다만 양측 모두 2월 임시국회 내 처리 원칙은 내비치고 있어, 막판 협상을 통한 돌파구는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행정통합이라는 지역 숙원보다 당파적 이해가 우선시되는 현실이 법안의 운명을 가를 것 같습니다.